[수요광장] 국제 물 거버넌스의 역량과 우리의 자세

최계운

발행일 2016-07-1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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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업적으로만 접근 말고
지속가능한 방안 찾는게 중요
소비자 입장에서 계획·설계·시공
서로 신뢰쌓는 자세 갖춰진다면
자연스럽게 국제적 리더십 갖고
물산업도 큰 발전 이룰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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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운 인천대학교 교수·前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바야흐로 거버넌스의 시대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다르게 과거엔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와 상품이 선을 보이고, 지난날과는 전혀 다른 새 세상이 펼쳐진다. 핸드폰이 전화기를 대신할 때 만해도 출타 중 연락이 가능한 것 만으로도 만족했지만 이제는 핸드폰이 녹음기인지, 인터넷인지 아니면 사진기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TV도 마찬가지다. 벽걸이 TV가 나오더니 이제는 자료 저장 공간으로 변하고, 또한 영화관인지 아니면 인터넷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서로 출발점은 달랐지만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를 모를 정도로 종착역의 상품성이 일치할 때가 많다. 각기 다른 단위체가 협력을 통하거나 융합을 통해 끊임없이 새 제품이나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새 방향을 모색하거나 개척하기도 한다. 이른바 연합이나 협력을 통해 새롭거나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버넌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한 나라에 국한된 사안이 아닌 경우에는 거버넌스의 필요성은 훨씬 더 커진다. 작년 12월 100명 이상의 국가지도자들이 모여 논의했던 지구 상의 기후변화 문제나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물 문제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4월 제7차 세계물포럼을 개최하면서 기존의 물관리기술을 점검해보는 기회를 가졌고, 향후 방향도 설정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일방적으로 선진국에 끌려다니던 물관리기술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동시에 단순히 국내 적용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나라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국제화나 범용화를 추구토록 하였다. 또한, 선진국과는 향후에 발생되는 아시아나 세계의 물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여 함께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도록 계획을 수립하였다.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도 우리의 우수한 기술을 전수하고, 그들과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물복지'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도록 하는데 우리의 역할을 다해 나가도록 한 바 있다.

이를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국내적 편협한 사고를 빨리 벗어버리고, 글로벌 사고 속에서 거버넌스를 추진하겠다는 자세변화가 급선무이다. 우리의 수직적 문화는 국제적 거버넌스를 추진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물 거버넌스를 추진하는 담당자와 이를 추진하는 기관의 현명함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적 이해를 높이고, 내부의 역량을 배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물 문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과연 글로벌한 세계의 물 문제가 어떠하며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파악뿐만 아니라 다른 영향 인자와의 관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추세 파악, 보다 신뢰도 높은 자료의 축적과 선진분석방법의 적용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물 거버넌스를 함께하는 나라나 기관이 우리와 생각이나 문화가 다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칫 우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다가 한계에 부딪힐 수가 있다. 특히, 국제적인 관계에서는 일방적 시혜나 도움이 아니라 서로 역할을 구분하여 어깨동무하며 함께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국제적인 거버넌스에서는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이 옳지 않거나 생략된 경우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어려서부터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글로벌 마인드가 몸에 배어야 한다.

또한 전문가 사이에서도 내 것만 주장하기보다는 기존의 여러 국제적 기구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들과의 협력도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들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 한 도움을 받았는지 또 어떤 점이 좋았고, 부족했는지도 냉철하게 되짚어 보아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인 물 문제를 단순히 어떤 기술의 적용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찾으려는 자세가 요망 된다. 무엇보다도 그 나라나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나 수혜자의 입장에서 계획을 하고, 이를 감안한 설계와 시공을 통하여 상호 신뢰를 쌓아가려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는 거버넌스 추진이야말로 21세기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세이며, 이것이 갖추어졌을 때 자연스럽게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물 산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최계운 인천대학교 교수·前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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