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新캥거루족의 출현 의미

심재호

발행일 2016-07-1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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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주거안정 대책과 일자리 창출 우선돼야
기업투자 이끌어 낼 규제철폐 등 해법 마련 시급
산업화로 해체된 가족문화 '결속과 유대'로 복원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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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호 경제부장
'신 캥거루족'이란 말이 사회에 등장한지 이미 오래다. 대학졸업 이후 취업을 못해 부모에게 경제적 의존을 하는 캥거루족과 달리 결혼 후에도 여전히 부모에 의존해 생활하는 경우를 빗댄 신조어다. 비싼 주거비용과 육아 문제 등의 이유를 들어 '부모와 함께 사는 세대'를 칭하는 경우다.

패션 스타일이 복고풍으로 회귀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옛날 같으면 상투를 튼 자식이 다시 돌아와 부모랑 합친다는 것은 우리 정서상 아직은 낯선 일이다. 청년 일자리 부족 영향으로 '졸업이 곧 백수'인 시대로 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인 셈이다. 살림을 합치는 목적이 부모를 모시기 위한 유대감에서 비롯된 풍조라면 좋았겠지만 비싼 집값, 부담되는 생활비 등으로 인해 부모를 벽 삼아 기대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

경기연구원(GRI)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신캥거루족 출현 현상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고 한다. 미국은 '낀 세대'라는 의미로 '트윅스터(Twixter)'라고 이들을 부르며, 캐나다는 직업을 구하러 떠돌다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에서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로 표현한다. 일본은 '기생독신(寄生獨身, parasite single)', 영국에선 부모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의 '키퍼스(KIPPERS: 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 프랑스는 '탕기 현상(le phenomene Tanguy)' 혹은 '탕기 세대(la generation Tanguy)'라고 불린다. 각국마다 다양한 뜻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 고민은 역시 '부모 의존'에 맞춰있다. 결국 글로벌 경제가 경제침체와 맞물려 나타난 각국의 공통적 고민일 것이다.

국내 25세 이상의 미혼자녀와 동거하는 가구가 1985년 9.1%에서 2010년 26.4%로 25년 동안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분석 결과 만혼화, 고학력화, 취업난 등으로 독립이 늦어지거나 부모와 다시 살림을 합친 결과다. 그 중심에는 비싼 주거부담이 크게 한몫하고 있다. 지금 국내 주거 환경적 부담은 어느때 보다 커 보인다. 지난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전세지수가 매매지수를 앞선 올들어 나타난 통계는 갈수록 힘든 서민들의 고충지수와 비례되기 마련이다. 이러다 보니 대개의 경우 10년간 월급 전액을 쓰지 않고 모아야 수도권에서의 집 장만이 가능하다는 슬픈 현실이 더이상 낯설지도 않다. 안타깝지만 이는 기성세대들이 해결해야 할 운명적 과제인 것 같아 부담스럽다. 노후준비에 갈길 바쁜 부모세대를 연쇄적 '은퇴 빈곤'의 나락에 빠져들게 할 장애물이 되어서는 더 더욱 안되기 때문이다.

분명 주거비용 상승, 취업난, 고용불안, 육아 부담 등에서 오는 사회·경제적 요인이 오늘을 만든 원흉이다. 어렵다고 방치만 해서도 안되니 우리모두가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지금으로선 국가적 정책이 가장 가까운 해법처럼 보인다. 핵심은 현재로선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 형태의 주택보급 활성화를 통한 젊은층 중심의 주거안정책 마련이 우선이요, 기업들의 기(氣)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그 두번째로 보인다. 친기업 환경 조성 차원에서 청년 실업문제 해결 의지, 기업투자를 이끌어낼 과감한 규제 철폐 등 해법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냉정히 생각하면 자식들이 부모에 기생하는 환경을 제공한 주체는 바로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다. 정부를 중심으로 한 각계, 국민 모두가 이 무거운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신 캥거루족 현상이 산업화로 해체된 우리의 가족문화를 '결속과 유대'로 다시 결속시킨 계기가 됐다고 회상돼야 할 날이 빨리 와야 한다.

/심재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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