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 참전 노병·태국 전우 후손 '만남'

'희생과 감사함' 노병은 쉽게 잊지 않는다

권순정 기자

발행일 2016-07-27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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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2 72주년 기념 한국전쟁 참전용사 태국 자녀들 만남5
26일 오전 용인시 기흥구 한 음식점에서 6·25때 한국에 파병됐던 태국군의 손자들이 한국전쟁 유공자 할아버지들의 어깨를 주무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6·25유공자 100명·파병군 손자손녀 9명
"전쟁당시 UN군 다시 만난듯" 감개무량
한국이 수해복구 지원·건립한 학교 출신
국경 초월 상부상조 '품앗이 정신' 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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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 노병과 그들의 태국인 전우의 후손들이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해후했다.

26일 오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한 음식점. (사)품앗이운동본부(이사장·이경재) 주선으로 6·25참전유공자 100여명과 태국에서 온 청소년 9명이 함께 자리했다. 태국은 한국전쟁 유엔파병국의 일원으로, 태국 청소년들은 당시 한국에 파병됐던 태국군의 손자손녀들. 한국 노병들은 이방인 전우들의 후손을 만난 사실 자체가 뜻밖의 사건인 듯했다.

9살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김모(86) 옹은 "별 볼 일 없는 원로들을 대접해주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게다가 옛 전우들의 어린 자손들이 이렇게 찾아와 주니 그들을 직접 만나는 것 같다"며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폭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한 위정환(89) 옹은 "그때 한국을 지켜준 유엔군의 자손들을 보니 마치 혈육을 만난 것 같다"며 "이 친구들의 할아버지들도 우리처럼 유공자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파리다 빧따나부예(14) 양은 "고향에 가면 할아버지가 싸웠던 나라에서의 여행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전해주고 싶다"며 "할아버지 전우들을 뵈니 할아버지의 존재가 새삼스레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파리다 양을 비롯한 태국 청소년들은 태국 품앗이학교(교장·박원식) 재학생들이다. 이들이 사는 곳은 1963년 한국정부와 UN이 지원해 건설한 '참전용사마을'로 방콕 인근 라민트라 지역에 있다.

5년 전 마을이 수해를 당하자 박 교장이 수해복구 차원에서 설립한 학교를 품앗이운동본부와 협의해 교명을 품앗이 학교로 정했다.

한국과 태국 양국의 품앗이 현장에 품앗이학교가 제대로 들어선 셈이다.

박 교장은 "당시 한 태국인 참전용사가 제 손을 잡고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고맙다. 한국을 잊은 적 없었다고 말했다"며 "지금 우리가 태국 참전용사의 후손을 돕고, 한국 참전용사에게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건 '우리는 당신의 수고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는 마음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공자들도 한결같이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의 수고를 그저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점심은 품앗이운동에 적극적인 음식점 주인 김희영(56·여) 씨가 장소와 식사 일체를 품앗이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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