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詩, 인천을 짓다·14] 조병화作, 소라

인천대학교·경인일보 공동기획

정진오 기자

발행일 2016-07-27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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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바다엔
소라
저만이 외롭답니다

허무한 희망에
몹시도 쓸쓸해지면
소라는 슬며시
물 속이 그립답니다

해와 달이 지나갈수록
소라의 꿈도
바닷물에 굳어 간답니다

큰 바다 기슭엔
온종일
소라
저만이 외롭답니다

-조병화(1921~2003)

인천은 이렇게 뭔가가 꿈틀거리는 태동의 공간이다. 설사, 희망이 허무가 되더라도 쓸쓸함을 달래줄 그런 곳이다. 주저앉았다가도 다시 일어나 뛸 수 있게 하는 쉼터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적 다작 시인 조병화의 첫 작품 '소라'는 해방 직후 인천 월미도에서 탄생했다. '물리학도'의 꿈을 접어야 하는 그 상실의 순간 조병화는 월미도에서 해변을 기어가던 새끼 소라를 만났다. '시인 조병화'가 새로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뒤로 50년, 조병화는 50권 넘는 시집을 채울 만큼 엄청난 양의 시들을 쏟아냈다. 그에게 월미도 소라의 나선형 껍질은 마르지 않는 시의 샘이 되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 위 시를 읽고 감상문을 보내주시면 선정과정을 거쳐 인천대학교 기념품, 또는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지은 책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을 드립니다. 감상문 작성은 경인일보 홈페이지(www.kyeongin.com) '인천의 시, 인천을 짓다' 배너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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