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융합적 도시재생만이 살아 남는다

원제무

발행일 2016-08-0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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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민 집단들이 모여
아이디어 융합하면 '혁신' 보여
그 곳 역사문화유산과 같은
전통성·정체성을 기반으로
차별화 된 공간으로 개발한다면
창조적 도시 경쟁력은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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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 한양대 교수
속초 대포항 어느 식당가에는 "포켓몬이 여기서 많이 잡혀요, 이리 들어오세요"라는 현수막이 붙었다고 한다. 대포항에서 포켓몬을 수십 마리씩 잡았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타난다. 사람들이 '포켓몬고'에 열광하고 있다. 이 게임은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해 증강현실(AR)로 구현했다. 실제 현실에서 포켓몬을 잡아낸다는 설정이 기가 막히다. 일본 닌텐도 자회사 포켓몬컴퍼니가 만든 모바일게임 '포켓몬고'를 두고 포켓몬 콘텐츠와 기술의 융합이라고 한다. '포켓몬고' 개발회사인 나이앤틱의 최고경영자 존 행크(John Hanke)가 지구촌 곳곳의 위성지도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어스'를 만들어 놓았기에 지도위에 '포켓몬고'를 중첩과 융합시키는 일이 가능했다고 한다.

예술에서도 융합은 다방면에서 일어났다. 일찍이 19세기 후반 드뷔시, 라벨, 스트라빈스키, 버르토크, 코다이, 레스피기로 대표되는 인상주의 음악가들 작품에서도 융합이 폭넓게 나타났다. 그들은 구름, 바람, 향기, 물과 같은 움직이는 대상의 인상을 두루 섞어 음악에 담으려 했다.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파리 전역에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을 건립하는 계획을 '그랑프로제(Grands Projets)'로 융합해 파리 곳곳에 스며들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그랑프로제로 인해 노트르담사원과 루브르궁, 라데팡스, 국립도서관, 팡테옹, 베르시지구 재생, 마들렌 사원 등 파리시의 고전적 아름다움에 현대적 도시건축미가 융합된 새로운 파리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창출된 것이다.

디자인과 산업을 융합해 새롭게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하는 장소도 나타난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환유의 풍경'이라는 브랜드슬로건으로 동대문운동장의 낡은 이미지를 버리고 패션상권의 경제적 가치와 도시건축 디자인을 융합하면서 디자인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전통시장도 융합을 통한 변혁을 이루어 내고 있다. '1913송정역시장'은 현대자동차그룹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마련됐다. 전통시장의 옛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 인테리어와 신·구의 상점들이 융합된 새로운 장소로 리모델링되었다. '1913송정역시장'은 옛것과 새것이 융합되어 조화를 이뤄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김광석 거리로 유명한 대구 방천시장도 예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얼굴로 탄생되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작가들이 참여해 약 350m의 길이에 김광석의 모습과 노래 등을 조성해 '가객 김광석'을 추억한다. 벽화 거리뿐만 아니라 '김광석 길'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공방, 꽃꽂이, 캘리그라피 등의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광주 대인시장은 2008년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빈 점포를 전시 공간으로 융합한 '복덕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예술가들은 이곳에서 작업을 하며 시장 곳곳을 벽화와 설치미술 등으로 꾸미는 활동을 한다.

성공한 도시재생사례를 보면 융합성은 필수적인 자양분이 된다. 다양한 시민집단이 모여들어 아이디어를 융합적으로 녹여 내야만 혁신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장소의 정체성을 토대로 다른 장소와의 차별성 속에서 창조적 장소가 만들어진다. 그 장소의 역사문화유산과 같은 전통성을 통해 장소만의 독자성과 특수성이 표출되면 대박이 터진다.

문화예술 창조도시는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 기부문화, 창조집단, 민관협력 등이 문화예술 창조공간을 태어나게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다윈은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응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하였다. 우리는 새로운 트렌드 속에서 창의성을 가진 도시나 장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냉정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 도시도 경쟁력을 지니려면 시대의 도시패러다임을 잘 읽고 적응해야 한다.

/원제무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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