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해외에서 만난 한류의 뿌리

손수일

발행일 2016-08-0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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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거주 13만 고려인
아리랑·도라지 불러 가슴 뭉클
한국말·요리·음악 등 관심 높아
무슬림이면서 다른 종교도 존중
이해와 관용 정신 인상적
우리민족 우수성 재발견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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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수원의 한 문화원과 국제 민간교류단체의 주선으로 휴가 기간에 가족을 동반한 20여명의 일행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의 최대도시이자 구 수도였던 알마티를 거쳐 현 수도인 아스타나 일대 주요 시설 기관과 현지 가정을 방문하여 만찬과 선물교환도 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해 카자흐인 64%, 러시아인 24%, 기타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제 공화국이다. 국토면적 남한 27배, 인구 1천770만명, 1인당 국민소득 1만3천 달러, 가용소득 2만 달러를 상회하는 자원부국이다. 그 중 일제시대에 구소련으로 건너간 고려인(카레이스키)이 1937년께 카자흐스탄 평원에 강제이주해 정착한 고려인 2·3·4세대가 현재 카자흐스탄에 13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수는 전체인구의 약 0.6%에 불과하지만 정부 부처 고위관료, 주요 은행장, 전자, 건설, 유통업계 기업인 등 사회 상류층에 다수 진출해 있다. 고려인의 높은 교육열과 성실성, 명석함과 화목한 가정 등으로 백 수십 개 소수 민족 중 가장 존중받는 민족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한다.

알마티에서 한국 스님이 운영하는 한의원을 방문했을 때 만난 70대 고려인 할아버지는 손자손녀가 현재 서울의 대학교에서 유학중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필자와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50대의 한 아주머니는 한민족 특유의 명랑하고 구성진 표정으로 아리랑과 도라지를 불러주기도 했다. 낯선 무슬림 국가에서 고려인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지키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수도인 아스타나에 소재한 한국문화원장에 의하면 한국말과 요리, 음악 등에 관심이 높고 배우려고 하는 카자흐스탄 인들이 많다고 한다. 2017년에는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으로 카레이스키의 활동 및 한류문화를 소개하는 기념행사가 펼쳐진다고 한다. 마침 2017년 6월부터 9월까지 카자흐스탄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미래에너지를 주제로 세계 100여국이 참여하는 엑스포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라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KOTRA)에서도 주최 측과 한국관 개설을 약정해 한국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참가 준비를 하고 있다.

아스타나의 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는 젊은 변호사 부부가 만찬 초대를 하여 방문했다. 카자흐스탄 전통 속담에 손님이 가정을 방문하면 손님이 10가지 복을 가져와 그 중 9가지를 놓고 간다 하며 손님 접대에 지극했다. 뷔페식으로 테이블 가운데 차려진 음식을 일일이 우리들의 앞접시에 담아주며 많이 먹기를 권하고 만찬을 마칠 때까지 쉼 없이 음식과 차를 권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가난해 끼니가 없어도 내 집에 온 손님 접대에 소홀히 하지 않았던 전통이 다시금 느껴졌다. 그 변호사는 중국인이나 일본인보다도 훨씬 우리 한국인과 닮은 외모여서 몸에 몽고반점이 있냐고 물어보니 자기 가족들도 푸른 몽고반점이 있다고 한다.

무슬림들이 매일 5회 철저히 지킨다는 기도시간(살라트)이 되자, 만찬 도중에 우리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방에 들어가 성지 메카 방향을 향하여 엎드려 기도하는 행사를 가진 후 다시 만찬 테이블에 나와 기도내용까지 스스름 없이 이야기해 줬다. 유일신 알라를 고집하지 아니하고 불교나 천주교 등 타종교의 신이나 철학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점점 좁아지면서도 국익 대립이 날카로운 지구촌 시대에 비정부 민간단체(NGO)를 통한 해외 민간교류를 통해 타 문화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높인다면 자기 정체성(正體性)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건강한 한류정신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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