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길의 장터사람들·6] 파주시 문산장터 마늘장수 안영자씨

토종마늘 '믿음의 거래' 단골에 '알싸한 행복'

경인일보

발행일 2016-08-08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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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길의장터사람들 경인일보 연재(6)~2~2

의성·서산 밭 찾아가 직접 확인
26년간 같은 자리서 '손님맞이'
철따라 적성産 고추도 효자품목
독거노인등 이웃 도우며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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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길 다큐멘터리작가
장날마다 단골손님들은 파주시 문산 장터의 안영자(74·여) 씨를 기다린다. 가는 장터마다 흥을 전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마늘장사 장돌뱅이 안씨는 충남 천안에서 결혼해 살다가 파주 금촌에 정착하며 장터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인력거에 장 보따리를 싣고 다니며 이장 저장을 떠도는 시간을 견디게 한 것은 3남 2녀를 올곧게 키우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장터에서의 삶을 시작하기 전에는 길거리에서 포장마차, 만두 장사, 수박 장사, 과일 장사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않고 다 했다. 34년이라는 세월을 장사로 먹고 살아오면서 쓴맛과 단맛을 모두 경험했다. 그중 마늘장사는 안씨의 전문분야라고 할 수 있다. 26년간 마늘철마다 같은 장터 같은 자리에서 토종마늘만 취급해 왔다.

철마다 파는 제품을 바꾸지만 마늘과 고추가 생활에 크게 도움을 준 효자종목이다. 마늘은 의성과 서산에서 생산된 것만 취급하고 고추는 적성에서 생산되는 품종만 판매한다. 좋은 마늘을 도매로 매입하기 위해 의성과 서산 마늘밭에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확인한다.

안씨는 "나를 믿고 오랜 세월 단골로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예의이고 신뢰이다. 그래서 좋은 품종을 골라 파는 게 손님에 대한 최대한의 보답이다"며 장사의 신조를 말했다. 그녀는 마늘을 팔 때에는 줄기를 잘라내고 개수를 세는데 그 소리에 흥이 담겨있다. 손님들에게도 흥이 그대로 전달되어 좋은 물건도 사고, 행복감도 얻어간다.

안씨는 양주 덕정장(2-7일장), 일산장터(3-8일장), 문산장터(4-9일장), 적성장터(5-10일장) 등에서 행복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늘 철이 끝나면 고추 철이 오고 고추 철이 끝나고 겨울이 오면 곡물과 견과류를 주로 판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도 '돈 세는 재미가 솔솔'하다는 안 씨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

장터 바닥에 돈 통을 의자 삼아 깔고 앉아 장사를 하는 안 씨는 주변에 독거노인을 돕는 일에도 열정적이다. 그동안은 자식들과 먹고 살아 가는데 열정을 썼지만, 지금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살아가는 데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산다.

/이수길 다큐멘터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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