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물 정보 공개 및 공유와 국민 신뢰 회복

최계운

발행일 2016-08-1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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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다양한 얼굴의 사물 없어
시설 실태 정확히 공개하는 것이
일 마무리하는데 크게 도움 확신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국민 상호간·국가와의 신뢰가
필수적이라는 점 염두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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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운 인천대 교수·前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물처럼 다양한 얼굴을 가진 사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존재 형태가 다양하다. 수증기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하천이나 호수에 액체로 있기도 하며 얼음처럼 고체로 존재하기도 한다. 사용처도 다르다. 음용수로 생명유지의 가장 핵심요소가 되기도 하고, 공업용수나 농업용수처럼 어느 제품 생산에 필수불가분의 요소이기도 하다. 먹는 물 자체도 시대에 따라 다른 목표아래 시설계획이 이루어지고 기존 시설이 운영된다. '70~80년대' 산업발전 초기에는 '넉넉한 물 공급'이 주요 이슈였지만 '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들어서 일어난 각종 수질사고는 '안전한 물'로 공급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인체의 건강 중요성이 커져 '건강한 물'로의 공급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이를 관장하는 기관도 다양하게 되고,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그러다 보니 물 공급이나 관리에 대한 괴리가 생겨나고, 관련 기관간 또는 공급자와 수요자간 신뢰가 저하되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괴리를 줄이고, 상호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물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공유해 나가야 한다. 이는 정부 3.0의 기본정신과도 일치한다.

한국수자원공사 근무 당시의 경험은 정보의 공개와 공유가 국민 신뢰회복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함을 몸소 느끼게 한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되었던 물 관련 시설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그 시설은 공사에서 운영되고 있는 여러 시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열악한 시설환경이어서 소수 요원에 의해 운영되었다. 어느 날 긴급 보고가 있었다. 정부 모 부처에서 물관련 시설조사 중에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위탁 관리하고 있는 이 시설의 물관련 자료가 임의 조작된 것이 조사단에 의해 밝혀졌다'는 내용이 지역신문에 의해 보도된 것이다. 급히 관계자들을 소집해 회의한 결과, 아직 조사 진행 중인 것으로,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조사기관에서 최종 정리도 되기 전에 나온 것을 보면 경쟁회사가 연관되었을 수 있으니 최종 결과를 기다리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달랐다. 평소 모든 물 정보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 파악이 급선무라 생각했다. 위탁된 시설이 매우 노후화되어 있어 특정한 물질이 들어오는 경우 일부 부정확한 정보가 관계기관에 보내졌을 수 있다는 자체판단이 나왔다. 당장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해 단체장과 지역민에게 사과하고, 시설 및 상황 설명을 했다. 또 공사의 우수한 기술자를 투입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돌아왔다. 신속한 조치도 중요했지만 그 보다는 실태를 정확하게 공개했던 것이 일을 마무리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실수를 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부족함이 생기기도 한다. 아마 자기가 살 집을 직접 지어본 분들은 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줄로 믿는다. 어느 누구도 자기가 살 집을 지으면서 벽면 한쪽 귀퉁이에 작은 균열이 가도록 하거나 지하에 연결된 하수구를 막히게 할 사람은 없다. 많은 정성을 기울였어도 집을 완성하고 나면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견된다. 그때마다 본인이 직접 고치기도 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물관련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에도 완벽을 기하려 애는 쓰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때에도 사실을 공개, 공유하면서 일을 하나씩 처리해 나간다면 서로 간의 불신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물론 국민들도 물관련 기관들의 자세 변화에 신뢰하고, 좋은 해결방안을 나누며, 협력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경제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상호간, 국가와 국민간의 신뢰가 향상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최계운 인천대 교수·前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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