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보경

작은거인이 엎어친 은메달… 韓 여자유도에 희망 굳히기

이원근 기자

발행일 2016-08-17 제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6081401000874700041701
6일 오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경기장 2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정보경이 경기 직후 열린 시상식에 메달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0년만에 첫 유도여자 대표팀 메달 획득 '의미'
'153㎝ 작은 체구' 오히려 외국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힘·스피드 얻을수 있어
좋아하는 음식은 밥과 국·취미는 낚시·꿈은 건물주… 솔직 발랄 입담 '매력'


2016081401000874700041705
'작은 거인, 한국 대표팀에 첫 메달을 선사하다'.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정보경(25·안산시청)은 한국 여자 유도의 희망이다. 여자 유도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66㎏급 조민선(금메달), 현숙희(52㎏급), 정선영(56㎏급·이상 은메달) 이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정보경은 이번 올림픽에서 20년 만에 여자 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유도에 희망을 안겼다. 그는 이번 올림픽 유도에서 안바울(남자 66㎏급·남양주시청), 곽동한(남자 90㎏급·하이원)과 함께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비록 유도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정보경의 선전은 국민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여자 48㎏급 8강전에서 정보경은 세계 랭킹 1위 문크바트(몽골)를 반칙승으로 이긴 뒤 준결승에서 메스트레 알바레즈(쿠바)를 절반 2개로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결승에서 만난 파레토(아르헨티나)에 안뒤축후리기 절반패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정보경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많은 눈물을 쏟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9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만난 정보경은 그날 이후 한결 편해진 모습이었다. 정보경은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와 바쁘기도 하고 정신이 없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그는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유도의 관심이 남자 대표팀에 쏠려 있었던데다 올림픽 직전 세계 랭킹 8위를 기록해 금메달 후보로 꼽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경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한 각오를 다졌다. 금메달을 위해 머리카락도 금색으로 염색했을 만큼 그의 각오는 대단했다.

정보경은 "경기가 끝나면 모든 카메라가 나를 향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올림픽을 착실히 준비했다"며 "다른 여자 선수들에게도 '내가 먼저 나가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2016081401000874700041704
'여자 유도의 희망' 정보경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사진은 정보경의 어린 시절 모습과 취미로 낚시를 하는 모습,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기까지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정보경은 중학교 1학년 말부터 유도를 시작했다. 학교 유도부가 창단될 당시 학교 체육교사의 권유가 있었다. 정보경은 "처음 유도를 시작했을 때 정말 재미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늦은 나이에 유도를 시작한 정보경은 중학교 3학년 때 소년체전에도 출전했다.

그가 국가대표의 꿈을 꾼 것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다. 정보경은 "당시에는 국가 대표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꿈이었다"며 "고교 3학년 시절 학교로 대표팀이 훈련을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국가대표에 대한 생각을 갖게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정정연(포항시청)의 파트너로 함께 하면서 본격적으로 올림픽의 꿈을 키웠고 4년 뒤 당당하게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은메달까지 따게 됐다.

2016081401000874700041703
지난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만난 정보경은 동료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간편한 복장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리우데자네이루/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정보경은 이번 한국 대표팀에서 최단신 선수다. 153㎝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힘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정보경은 "체구가 작다 보니 스피드가 좋고 힘도 있는 편이다"면서 "외국 선수에도 뒤지지 않는 힘이 나의 강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보경이 좋아하는 음식은 '밥과 국'이며 취미는 의외로 '낚시'다. 혈기왕성한 20대 또래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대답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보경의 매력이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한 뒤 김성연(광주도시철도공사·70㎏급)과 함께 낚시를 시작했다고 했다.

정보경은 "대표팀에 들어온 뒤 주말에 무엇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운동선수로서 술을 할 수도 없고 주말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건전한 취미를 찾다 보니 낚시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중학생 때 친구들이 비슷한 장래 희망을 갖고 있어 나는 특별한 꿈을 갖고 싶어 누가 꿈에 대해 물으면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며 "실업팀에 온 뒤에는 열심히 돈을 벌어 건물주가 되는 것으로 꿈이 바뀌었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후배 유도 꿈나무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정보경은 "유도가 건강에도 좋은 운동이지만 찰나에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항상 부상을 조심하고 한번 시작한 운동이니만큼 열심히 해서 다음 올림픽, 또 그다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도가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이라는 것을 알려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표 선수가 되려면 얼마나 훈련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보경은 "훈련은 본인이 느끼기에 '이렇게 하다가는 죽겠다' 싶을 정도로 해야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정보경은 "안산시청 유도부를 위해 힘써주시는 시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과 12시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저를 끝까지 응원해 주신 안산 시민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유도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꾸중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박수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리우데자네이루/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 정보경 선수는?

-1991년 4월 17일 경남 양산 출생
-경남 양산 웅상여중∼경남체고∼경기대 졸업
-2014년 안산시청 입단
-주요 경력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여일반부 48㎏급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금메달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유도 여자 48㎏급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
2015년 아시아오픈 타이페이국제유도대회 48㎏급 1위
2015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48㎏급 3위
2015년 우즈베키스탄 그랑프리 48㎏급 2위
2015년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유도 여일반부 48㎏급 금메달
2015년 제주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여자 48㎏급 3위
2016년 유러피안오픈국제유도대회 48㎏급 1위
2016년 뒤셀도르프 그랑프리 여자 유도 48㎏급 1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48㎏급 은메달


이원근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