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청소년탐험대] 현장르포 - '평화누리길을 누비다'

최재훈·정재훈·김연태 기자

입력 2016-08-15 17: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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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과 파주시 일대에서 진행된 '2016 DMZ청소년탐험대'청소년들이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1시 15분께 군남홍수조절지.

146명의 2차 DMZ청소년탐험대가 '젊음, 평화와 통하다'는 문구가 내걸린 출발선 앞에 섰다.

잠시 후, '출발'이란 소리와 함께 2열 종대로 줄지은 탐험대가 자전거 패달을 힘차게 굴렸다. 체감온도 35℃를 웃도는 열기와 뒤섞인 바람이 얼굴을 때렸지만 입가에 머금은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언론매체로만 접하던 DMZ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길가에 줄지어 피어난 코스모스와 더위를 토해내는 풀벌레 소리, 임진강의 장엄한 물줄기는 탐험대를 반겼다. 평화누리길은 이들에게 말 그대로 '살아있는 자연'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렇게 10여분을 달리자 탐험대의 이마와 가슴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 10분이 더 지나면서는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내렸다.

이 때문에 방울져 흘러내린 땀을 수건으로 닦아내고, 손으로 훔쳐 길가에 뿌리는 손놀림이 바빠졌다. 하지만 단 한명도 자전거 패달을 멈추지 않았다.

낯설기만 했던 조원들 사이에는 '끈끈한 동료애'가 둥지를 틀었다.

가파른 언덕길과 내리막길이 나올 때는 '괜찮아?', '힘내' 등 서로를 보듬는 말이 자연스레 터져 나왔고, 힘들어하는 탐험대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어 힘을 보탰다.

자전거로 내달린 평화누리길 탐험은 10km를 지나 임진물새롬랜드에 도착하고서야 끝났다. 탐험대는 도착과 함께 시원한 이온음료로 목을 축이고, 얼굴에 물을 뿌려 달궈진 몸을 식혔다.

그러나 탐험대의 고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태양 빛이 내리쬐는 오후 2시부터 임진물새롬랜드~어가정 삼거리를 잇는 4km 구간을 도보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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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폭염 속에서 얼음물로 갈증을 식히며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DMZ청소년탐험대 대원들.

이들은 더위를 식혀줄 얼음 물통과 쓰레기를 주워 담을 비닐 봉지를 손에 쥔 채 탐험 길에 올랐다.

뜨겁게 달궈진 도로를 걷는 동안 꽁꽁 얼었던 얼음물은 녹아내렸고, 이를 이용해 간간이 목을 축이며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탐험대의 모습은 더 없이 경건했다.

도로 코스가 끝나자 탐험대 앞에는 임진강 주상절리를 따라 길게 펼쳐진 비포장 숲 길이 드러났다.

그 순간 한 여학생의 입에서 "여기 지뢰없어요?"라는 질문이 터져 나왔다. 전쟁의 상흔이 몸으로 기억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탐험대는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토분단의 아픔과 현실을 바라보는 눈빛이 더위를 토하는 태양보다 뜨거워졌을 뿐이다.

임경준(14)군은 "덮고 힘들지만, 분단의 현실은 이보다 더 뼈아픈 것 아니냐"며 "하루 빨리 통일이 돼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염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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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활짝 핀 평화누리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DMZ청소년탐험대.

쓰레기를 한가득 채우며 도보 행진을 무사히 마친 탐험대는 버스를 타고 안보관광지인 캠프그리브스로 이동했다.

이 곳에서 탐험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병영체험을 했다. 신나는 레크레이션을 통해 피로를 달랜 탐험대는 군인들이 생활하는 내무실에서 개인 소품을 정비하고, 모포와 메트리스에 피곤한 몸을 내맡겼다. 군대와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배급이 이뤄지는 식단으로 끼니를 채웠다.

율곡습지공원을 출발해 장산전망대까지 5km를 걷는 둘째날의 탐험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새기는 과정이 됐다.

이현수(17)군은 "1박 2일간의 탐험대 활동은 분담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이를 되새기며 미래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의정부/최재훈·정재훈·김연태기자 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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