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살인자:지뢰·9] 한시가 급한 국내 지뢰제거

국방부 독점적 지뢰제거 권한
지자체·민간단체에 이양해야

전상천·김영래 기자

발행일 2016-08-31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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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지역 발견 대인지뢰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제공

미확인 지뢰지대 전체면적 9300만㎡
비작전지역, 민간 NGO등 활동 필요
제거작업 속도·일자리 창출 등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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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뢰가 매설 된 지역인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 한반도를 갈라 놓은 38선을 따라 DMZ 66만1천157㎡에는 100만발 이상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한된 영토인 DMZ에는 1㎡마다 2.3개의 지뢰가 묻혀 있는 밀도를 고려하면 매설 지뢰 양으로는 세계 최고다.

특히 DMZ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구역)과 후방지역인 남한산성 등 전국 37곳 40여개 지뢰매설지대에 대한 지뢰제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 돼 이에 따른 유실 지뢰 등으로 부터 안전 존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국방부의 독점적인 지뢰제거 등의 권한을 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와 민간 지뢰전문 NGO(비정부 기구), 지뢰제거전문기업 등에 대거 이양, 비작전지역과 후방 지뢰매설지대에 대한 지뢰 유무 확인과 제거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군이 매설한 지뢰 정보 이양 전무, 후방 M14 등 제거 시급

=미국은 한국 전쟁 당시부터 60년대 말까지 수십 곳의 미군 주둔기지 주변에 지뢰를 매설했다. 그러나 미군 철수과정에서 지뢰 제거는 커녕 지뢰매설 정보 조차 한국군에 이양하지 않아 최근까지도 미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미군은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을 내세워 지뢰를 묻은 오염지대를 깨끗하게 원상 복구하거나 지뢰매설 관련 정보를 한국 정부에 알려 줄 의무가 없어 관련 규정에 대한 개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여전히 이 규정은 바뀌지 않고 있다.

또 냉전 시대 당시 쿠바 미사일 사태에 미군 지원을 받아 지뢰를 매설한데 이어 88올림픽 등 주요 시기에 전국 후방지역 36곳 40여개 지역에 금속 탐지기로도 탐지되지 않는 M14 플라스틱 지뢰 등을 40여만발 매설했지만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할 군 사단이 미확인지뢰지대를 어디서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정확히 확인된 바 없으며 민통선을 끼고 있는 경기·강원 등 해당 지자체에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현황조차 없어 지뢰제거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다.

특히 국내 미확인지뢰지대 전체면적은 9천300만㎡며 그중 9천여만㎡가 민통선 북쪽에 위치한다. 민통선 북쪽은 군 작전 상 미확인지뢰지대를 유지하고 남쪽은 계획적으로 제거한다고 하지만 미확인지뢰지대는 미답지다.

#국방부·국민안전처 등 책임 떠 넘기기 양상, 지방정부에 지뢰 업무 이양

=최근 신설된 국민안전처와 행정자치부, 경기·인천 등 전국 지자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고유한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

지뢰매설·관리를 전담하는 국방부는 국가안전보장 즉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군 작전상 필요해서 지뢰를 매설한 지역이 아닌 민통선 내 민간인 소유 땅이나 지뢰매설이 의심되는 미군기지 등 후방지역에 대한 지뢰매설 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

또 민간인의 땅에 지뢰 표지판이나 철조망을 쳐서 재산권을 제한하는 행위는 이제 축소되거나 중단돼야 한다.

국토교통부도 지뢰매설지역에 대한 안전 확보 조치 후 개발이 가능토록 토지이용계획을 세워 주민들의 평화적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는 권한만 내세우며 능력 밖에 있는 지뢰제거·관리를 구호로 외치고 있고 다른 기관들은 그 책임을 서로에게 떠 넘기며 책임지려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작전 상 의미 있는 미확인지뢰지대에 관한 집중적인 관리에 한정하고 일반 시민들을 위협하는 DMZ 인근 비작전 지역이나 후방지역 등지의 지뢰제거 업무는 과감하게 광역 및 기초 지자체, 민간지뢰전문제거 NGO나 기업 등에 이양해야 한다.

광역 및 기초 지자체들은 자체 예산을 세워 지뢰미확인지대나 의심지역에 대한 지뢰 유무 등에 관한 전수조사를 벌여 지뢰를 확실하게 제거, 안전을 확보한 뒤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 평화적 이용이 가능토록 주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지뢰제거 민간 이양, 일자리 창출'

=지뢰제거 등의 권한을 광역 등 지자체에 이관하는 동시에 국방부의 지뢰제거 업무를 민간영역에 이양하면 제대군인 등의 재취업 방식으로 연간 2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미확인지뢰지대의 지뢰제거에 1조300억여 원, 465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방부가 매년 300발의 지뢰를 제거한다고 주장한 수치상으론 한반도에서 지뢰제거, 그 자체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비영리 민간단체나 혹은 전문지뢰제거업체로 지뢰제거 업무를 이양하게 되면, 연간 500억원씩 투자할 경우 10년이면 비작전상 혹은 후방지역 등지에 숨어 있는 지뢰를 제거할 수 있다고 지뢰제거 전문단체들은 주장한다.

지뢰제거업무가 민영화가 되면, 군 복무한 지뢰 혹은 폭발물제거 등의 제대군인이나 지뢰제거전문가들에게 1일 1천여 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 겨울 등 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 수를 제외해 200일씩 근무한다고 계산해도 연간 20만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상천·김영래기자 junsch@kyeongin.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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