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경찰, 개 도둑 잡으려는 의지 있는지?

최재훈

발행일 2016-09-14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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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올여름 전국에서는 유난히 '개 도둑'이 활개를 쳤다. 우리의 '보신 문화'와도 연관이 있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요즘 개 도난사건은 성격과 양상이 과거와 한참 다르다.

최근 발생하는 개 도난사건은 농촌보다 도시가 주 무대가 되고 있고 개 종류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붙잡히는 절도범 또한 전문 '꾼'이 아닌 일반 초범이 늘고 있어 또 다른 민생범죄로 떠오르고 있다. 어쨌거나 집에서 개를 키우는 가정은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개 절도 사건에 불안해하고 있다.

개 절도보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대처하는 경찰의 대응 시스템이다. 개 절도 사건을 통해 경찰의 절도 사건 대응 시스템 전반에 허술함을 무작위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를 도둑맞은 피해자들은 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찰과 피해자는 개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 반려견 이상의 가치를 두고 있으며 희귀 종인 경우에는 상당한 자산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반면 일부이긴 하지만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개는 개일 뿐'이다.

도난으로 인정받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우선 도난으로 볼만한 정황이나 물증이 있어야 하고 피해자가 이를 입증해야 한다. 도난으로 접수하면 '누가 훔쳐가는 것을 봤느냐'고 되레 면박을 주기도 한다. 설사 도난이라 하더라도 절도냐, 점유이탈이냐, 업무상 중과실이냐, 중과실 장물취득이냐 등 법리도 다퉈야 한다.

일단 실종이건 도난이건, 분실이건 사건이 접수되면 조사가 이뤄져야 하나 감감무소식이다. 주변에 CCTV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목격자나 CCTV조차 없으면 사실상 개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

대다수 피해자는 개 도난을 통해 절도사건에 대처하는 경찰의 시스템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경찰이 도둑을 잡으려는 의지는 있는 것일까?' 개 도둑이 거리에 활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지도 모른다.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시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하찮은 물건이라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경찰도 얼마든지 있다. 경찰의 인력이 부족한 것도 안다. 하지만 시스템은 다르다. 모든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전체는 일부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신고라도 접수에서 조사, 처리까지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체계와 계통이 필요한 것이다. 개 절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이에 대한 대비나 대응책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바로 이것이 민생치안이 강조되는 이유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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