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경인일보 70+1, 대선 특집]2017년 대선의 의미와 전망

기지개 켜는 與野 잠룡들 '19대 대선시계' 빨라진다

정의종 기자

발행일 2016-10-0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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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경인일보 DB·연합뉴스

여당대표 초유의 단식등 여야 장기간 대치 '최악 국회' 오명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 내년 선거 앞둔 전략 포석 분석도
각 주자들, 1차 관문 후보 경선 앞두고 '이미지 메이킹' 구슬땀
안보·경제 관련 주도권 관심… 여느때보다 변수 커 추이 주목


2016년 달력도 몇 장 남지 않았다. 내년은 국가적 중대 과제가 있는 대선의 해다. 10월이 시작되는 이맘때쯤이면 의례적으로 그러겠지만, 이번 대선 전은 여느해보다 더 일찍 전선이 달궈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으로 촉발된 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등 이른바 대치 국면은 연말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싸움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앞으로 있을 대선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를 놓고 여야의 대립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이른바 대선판의 '전조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불은 붙었다.

정당별로 '잠룡'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추석을 전후해 여권에서 불기 시작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대략 10여명의 잠재 후보들도 몸풀기를 시작했다.

올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뉴욕에서 여야 정치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선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낙마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곧 싱크탱크를 발족할 예정이란다. 서울 사무실을 열고 대선 활동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여권의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도 조만간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여야의 본선 티켓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1차 관문인 각 당의 후보 경선은 각각 내년 중반쯤에 일제히 시행될 예정이다. 그래서 '지금', 각 주자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안정감 등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고, 연말을 앞두고 저마다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하고 있다.

누가 어떤 키워드로 국민들에게 다가설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치 경제 외교 등 심각한 구조적 난국에서 누가 '영웅'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정치 과잉과 선거 과잉에 빠진 우리 선거의 현실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3당 체제의 작금 정치 현실은 여야 1대1 진영 대결이 될지 다자구도의 후보 난립이 전개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누가 어떤 키워드로 대선에 임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한반도의 긴장국면과 장기불황, 사회안전을 고려할 때 빅뱅에 버금가는 정책과 공약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먼저 남북문제가 가장 큰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한의 핵 실험에 따른 안보 불안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는 '통일 대통령'의 이미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북은 우리 진보 정권 10년 동안 핵 개발의 바탕을 마련했고 보수 정권 10년 동안 그 핵을 확대 발전시켜 왔다. 아무도 북핵을 제어하지 못했고, 갈등만 증폭되고 급기야 불안이 조장되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각 주자가 '통일 대통령' 이미지 구축을 위해 싱크탱크를 만들거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소식은 앞으로 있을 대선에서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또 다른 화두는 경제 문제다.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19대 국회와 20대 국회는 박근혜 정부를 정점으로 여야가 장기간 대치하면서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지난달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이 졸속 처리되면서 국정감사 보이콧 까지 전개되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사사건건 발목 잡은 야당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는 게 여론이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벌써 서로 정권을 잡고 싶어 안달이 나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는 해설도 나오고 있다.

안보와 경제라는 두 물줄기를 누가 선점해 주도권을 잡고 나갈지 관심이다.

이밖에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모병제 이슈 부각은 대선 주자들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했다. 전통적으로 진보진영이 지지하는 이슈를 들고 나옴으로써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이슈를 선점당할 수 있다는 위기론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이전론을 제기한 남 지사의 선제공격에 김무성 전 대표의 격차 해소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안보 행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공정성장론',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역 중심성장론' 등도 대권 논쟁의 핵심 이슈들이다.

대선은 국민에게 나라가 어디로 간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게임이다. 분단된 남북의 현실을 직시하고 장기적 불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아젠더의 제시, 그리고 다시 해 보자는 의욕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 번의 대선에서 우리 사회는 지역과 세대, 이념으로 더 갈라졌다. 이번 대선도 대선 후보들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비전이 아니라 지역 표 결집, 단일화 쇼, 복지 포퓰리즘, 상대에 대한 음해 공격 등 정치 공학에 몰두하면서 표 계산에 전력을 다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대선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 낡은 정치 도식이 그대로 재연될 조짐을 벌써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가에선 대구·경북 표와 충청 표 연합이니 호남 표와 부산·경남 표 결합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일부 진영에선 복지 포퓰리즘을 폭탄 수준으로 터뜨릴 기세이고 문재인·안철수 간 단일화 기 싸움도 벌써 시작됐다. 여야 모두 확고한 후보가 없어 어느 때보다 유동성이 크고 예상 밖 격변(激變)이 일어날 수 있는 이번 대선에선 정쟁(政爭)이 판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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