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 장기표 (사)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북핵의 위기, 지금이야말로 민족통일 절호의 기회"

김선회·김학석 기자

발행일 2016-09-28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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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남·북한,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회의를 추진하고 주한미군 주둔 유지와 통일된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비핵화·주한미군주둔 유지 약속… 남·북·美·中 4자회의 추진 필요
대한민국 집권세력에 국민 외면…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 나와야
부정부패 척결·국민 기본생활 보장·공직사회 개혁 등 차기 대통령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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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71) 사단법인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의 삶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굴곡진 인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무려 50년 가까이 학생운동, 노동운동, 재야민주화운동의 한가운데에서 온몸으로 투쟁해왔다. 10여 년의 수배와 10여 년의 구속으로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민주화운동 한 길만 달려왔다.

그는 특히 전태일의 '대학생 친구'가 돼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질적 발전에 크게 기여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의 이름 뒤에는 항상 '영원한 재야인사'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늘 현실정치를 꿈꾸지만 한 번도 제도권에 몸담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총 6번의 총선·재보궐선거에 나왔지만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그러나 일흔이 넘은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와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26일 장 대표를 만나 국내외 정치에 대한 견해와 한반도 통일에 대한 비전 등을 들어봤다.

- 여러 번 신당을 창당하면서까지 선거에 나섰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특히 같은 민중당 출신인 이재오, 김문수 전 의원 등은 여당으로 당적을 바꿔 국회에 입성했는데, 아쉽지는 않나.

"물론 현실정치에 꼭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판이하게 달라 현재의 메이저 정당에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김문수 전 의원하고도 개인적으로 무척 친하다. 당선만 목적이었다면 당시 여당에 입당했겠지만, 내 신념 상 그럴 수는 없었다. 언제까지 영호남 패권정치에 묶여 있을 것인가.특히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으로 인해 '진보'가 사회주의 내지 친북(종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진보정당으로서 내용을 갖추지 못한 '사이비 진보정당'들이 진보정당 행세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정치를 주도해온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버림을 받은 지 오래다. 다만 대안세력이 없어 그 자리를 유지해왔을 뿐이다. 나는 늘 이를 극복 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재야에서는 장 대표가 한국의 '버니 샌더스'로 불리곤 한다. 그런데 정작 미국 대선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들었다. 참 의외다.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샌더스는 평소 내 정치철학과 유사해 좋아한다. 그러나 같은 당의 힐러리는 내 철학과는 상당히 다르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와 힐러리 가운데 누가 이기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의 현상유지냐, 아니면 미국의 혁명적 변화를 통해서 세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온갖 이유로 트럼프 후보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 심지어 트럼프 후보를 정신병자로 취급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달리 생각한다. 트럼프 후보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내지 반감을 갖고 있으나 이 정책이야말로 굉장히 혁명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과도하게 세계문제에 관여해온 것을 반성하고 관여를 중단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미국을 위해서나 세계를 위해서 옳은 일로 보인다. FTA 반대도 아주 옳은 정책이라고 본다. FTA는 협정 당사국 모두 수출대기업이나 경쟁력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유리하지만 서민 대중에게는 아주 불리하다. 일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힐러리 후보는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이 현상유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1 대 99의 사회'로 치닫고 있는 미국에서 트럼프 후보가 99%를 대변하고 있다면 힐러리 후보는 1%를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 현재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나라 안팎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불안이다. 북한 핵무기가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도 온갖 형태의 불안과 갈등이 누적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정치권 내지 정부가 불안과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내놓으면서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켜야 할 텐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소상공업과 자영업의 몰락, 청년실업, 비정규직, 노사갈등, 노인빈곤, 교육붕괴, 성범죄, 학교폭력, 청소년탈선, 아동학대 등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망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문제는 집권세력의 무능과 무책임이다. 흔히 국회나 야당 탓을 하기도 하고 사회의 다른 부문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정을 잘 이끌어간다면 국회나 야당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아무튼 박근혜 정부 3년 반이 지났건만 갈등만 증폭시키면서 허송세월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앞으로 1년 반 남았는데 남은 1년 반을 잘 버틸지도 걱정이다."

-내년 대선 전망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2017년 대통령선거를 맞는데 그 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대통령후보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많지만 국민이 보기에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정운영을 잘 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중소상공업의 침체와 영세자영업의 몰락, 청년실업, 성범죄 등도 심각하지만 북한 핵문제로 인해 언제 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르는 엄중한 상황인데 이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는 듯 선거운동을 의식해 상투적인 민생행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차기 대통령이 이루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째,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경제나 복지, 교육, 국가안보, 통일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의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부정부패에 연루되면 공직에 머무를 수 없음을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국민의 기본생활인 의식주와 의료, 교육은 어떤 경우라도 국가가 보장할 것을 밝히면서, 이와 관련해 '국민복지제도 재편 종합계획'을 제시해 국민과 함께 이를 정착시켜야 한다.

셋째, 국가적 현안인 소득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공교육정상화, 노사갈등 등을 해결할 종합계획을 밝히고, 시간을 두고 이들 문제를 해결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 넷째, 공직사회의 개혁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공무원의 수를 반으로 줄이고,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서 국민연금 수령액을 상향 조정하면서 국민연금과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민족통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민족통일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기도 하지만 국민이 가장 어려워하고 있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민족통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일부에서 통일비용을 걱정하나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더 크며, 통일편익은 통일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 북핵 문제도 해결하고 통일을 이룩할 방안이 있는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인해 미국도, 중국도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는 지금이야말로 민족통일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과연 언제까지 유엔을 통한 북한 제재에 머물면서 6자회담의 재개 주장이나 하고 있겠는가? 미국의 경우 북한 핵시설을 폭격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한국과 미국이 합의해서 작성한 '작전계획 5015'에 의하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이면 북한의 지도부를 타격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심지어 북한 최고 지도부의 목을 베는 참수작전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키 리졸브 훈련이나 북한의 중대한 도발이 있을 때면 미국은 항공모함, 핵잠수함, 스텔스기, B-52전략폭격기, B-1B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으로 보아 미국은 언제라도 북한 핵시설을 폭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북폭을 하면 북한의 핵시설은 없어지겠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한과 북한이 입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북폭은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국과 중국에 대통령특사를 보내 남한 중심의 한반도 통일이 불가피함을 설득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통일을 위한 4자회의' 곧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회의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이 이 회의에 참여하면 함께 비핵화와 통일의 방안을 마련해서 실천하면 되고, 만약 참여하지 않는다면 남한 중심의 통일을 추진하면서 북한 정권이 존립할 수 없게 해야한다.

그리고 미국·중국이 이 방안에 동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 미국에는 통일이 되더라도 주한 미군의 한강 이남 주둔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 중국에는 통일된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더불어 미국 주도의 중국포위전략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

대담·정리/김학석 정치부장·김선회기자 ksh@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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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1945년 12월 27일 경남 김해 출생
-1964년 마산공고졸
-1995년 서울대 법학과졸
-1973년 김대중납치사건 규탄·유신독재철폐투쟁사건으로 복역
-1989년 민중당 창당선언
-1995년 개혁신당 부대표
-1996년 민주당 동작甲 지구당 위원장
-2000년 새시대개혁당 대표
-2000~2001년 민주국민당 최고위원
-2001~2002년 푸른정치연합 창당·대표
-2002~2003년 새천년민주당 서울영등포乙 지구당 위원장
-2003년 한국사회민주당 대표
-2004년 녹색사민당 대표최고위원
-2006년 새정치연대 대표
-2009년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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