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시골 학교의 기적, 관심을 기울이자

김명래

발행일 2016-10-05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6100301000145900007011
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현숙(45·여) 씨는 잠실에 살던 2012년 8월 인천 강화군 양도면으로 이사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양도초등학교로 전학 온 아이는 "모든 선생님이 내 이름을 알고, 애들을 다 예뻐해"하는 것을 신기해했다. 며칠 뒤 엄마는 아이에게서 "행복하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유수연(41·여) 씨는 한 방송국에서 '즐거운 학교'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으로 2012년 봄 양도초 계절학교를 아이와 함께 '취재'했다. 인천 계양구의 집에 온 아이는 엄마에게 "양도초에서는 일주일이 한 시간 같았는데, 여기서는 하루가 일주일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고, 엄마는 전학을 결정했다.

김 씨와 유 씨의 아들은 양도초를 졸업하고 다시 도시로 나가는 대신 인근 동광중에 진학했다. 이들과 상황이 비슷한 가족들이 모여 '공동체 구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동광중 학부모, 산마을고등학교 협동조합 학생들과 함께 '진강산 마을학습 공동체'를 최근 만들었다. 진강산은 양도면 인근의 산 이름이다.

공동체는 양도초 근처 폐가를 보수해 '사랑방'을 만들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아이들이 모여 우정을 쌓은 '택이방'처럼 꾸미는 것이 목표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재능 기부'를 통해 아이들에게 사자소학을 가르치고, 파워포인트 교육을 했다. 부모들은 '진로 교육', '대화법'을 공부했다. 또 '동네 마실'을 통해 부모와 아이들이 강화 각 지역을 직접 돌며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강화군 '시골 학교' 여러 곳이 자연 학교 프로그램을 가동해 폐교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을 경인일보가 보도하고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이들의 성공을 기반으로 이어진 '마을 공동체'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교사, 학부모, 주민이 뜻을 모아 마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이끄는 사례가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도 강화군, 인천시 등 행정 기관은 여전히 무관심하다. 양도초 등의 성공 이후 전입 인구가 몇 명인지조차 모르니, 전학을 결심해도 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거나 전세 계약 2년 만에 2배 이상 오른 전셋값에 당혹스러워하는 젊은 부부들의 어려움을 짐작 조차 못할 것이다. 강화 시골 학교의 '작은 기적'을 지속 가능한 '물결'로 바꾸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김명래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