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혁신의 성공과 기득권의 포기

최계운

발행일 2016-10-0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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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는 인내와 고통 수반
성공하려면 우선 목표 명확해야
미래변화 대비 뛰어난 예지력과
정교한 실천전략 반드시 필요
무엇보다 소유했던 여러형태의
기득권 과감히 내려 놓는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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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외국을 나가면 국내에서 느끼는 감정과 다를 때가 많다. 이른바 애국자가 된 듯 느낀다. 태극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비행기만 보아도 가슴이 뿌듯할 때가 많다. 항구에서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한진과 현대'라는 영문명의 컨테이너 박스가 수십개 늘어선 것을 보면서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모르지만 '세계 무역에 우리나라의 역할이 제법 있구나' 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임에 자랑스러워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조선업, 철강, 건설업계의 생사 여부가 불분명하게 나타나자 '혁신'이라는 용어가 넘쳐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업종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고, 지금이라도 확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런 가운데 '왜 우리만, 왜 내가 나서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약 30년 전 미국에서 유학시절을 보냈다. 당시 학위가 끝나고 귀국할 때는 삼성 TV값의 2배 이상을 지불 하고서라도 일본의 소니 제품 TV를 가지고자 하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크게 다르다. 우리나라의 IT산업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고 가전제품의 품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가? 과거 어떤 기업의 회장이 외국을 방문하고 공항을 들어오면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모두 바꾸어야만 한다고 했다. 아내만 놔두고. 그동안 우리 국민 너와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허리띠를 동여맸다. 처음에는 모방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우리의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방식이나 용량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찾았다. 이른바 혁신이었다. 그때는 우리 제품 품질이 선진국에 크게 뒤떨어져 있었기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었다. 당시 전 세계를 움직이던 거대 기업 모두가 여기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다. 전 세계를 장악하고 기득권을 갖고 있던 많은 기업이 이와 같은 변신을 소홀히 하다가 역사 뒤로 사라졌다. 매장의 맨 뒤에 놓여있던 우리나라 가전제품들도 하나둘씩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매장의 앞면에 우리나라 제품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물론, 혁신을 제대로 실천한 세계 기업들은 현재도 여전히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이웃인 중국은 고도경제성장과 엄청난 자국시장을 바탕으로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과 미래 기술력 확보는 우리를 엄청나게 압박하고 있다.

지금 해운업계의 해결책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대기업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징조가 있었는데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도 있고 최근의 급변하는 경제 환경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는 아픔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던 정부를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혁신을 말하기는 쉽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혁신에는 내려놓음과 인내와 아픔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혁신이 더욱 어렵다.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선, 혁신의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새로운 사고나 구상에 대한 구성원간 최소한의 공감을 위한 지혜도 있어야 한다. 특히, 미래 변화에 대한 뛰어난 예지능력과 정교한 실천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가지고 있던 여러 형태의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여기저기서 '혁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를 정착시키는 데 실패한 사례는 많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볼 때다.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혁신을 이루고 우리 자손들에게 밝은 미래를 넘겨주면 좋겠다.

/최계운 인천대 교수·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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