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칼럼] 전북 스캔들로 침통한 K리그

승부조작 만큼 실망스런 솜방망이

경인일보

발행일 2016-10-05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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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대신 '승점 9점 삭감' 그쳐
수사~징계 모두 찜찜함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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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하 해설위원
'승점 9점 삭감'.

수개월을 끌었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벌위원회 결과가 나왔다. 사법부의 판결이 있기 전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연맹도 판결이 나오자 더는 징계를 미룰 수 없었다. 연맹은 전북 현대 스카우트가 2013년 K리그 심판들에게 금품을 준 사실에 대해 전북 구단에 벌과금 1억 원을 부과하고 2016시즌 승점 9점을 감점했다. 다수의 축구팬은 생각보다 낮은 징계 수위가 나오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크게 분노하는 눈치다. 애당초 '강등'이라는 초유의 징계만이 K리그 공정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 벌어졌던 이 사건은 지난 5월에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심판 2명에 경기당 100만원씩, 총 500만원의 뒷돈을 전달한 것. 전북 현대는 곧바로 직원의 개인 일탈이라며 선을 그었고 이때부터 축구팬의 감정적 분노가 치솟은 것으로 기억한다. 직원의 지나친 충성심으로 포장된 '심판매수'는 타 리그 사례를 보아도 강등의 엄벌로 다스림이 옳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여론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2006년 이탈리아 세리에A를 뒤흔든 대형 스캔들 '칼치오폴리'다. 리그 챔피언이었던 유벤투스를 포함해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같은 빅클럽들이 연루됐고 그 결과 유벤투스와 라치오가 세리에B로 강등됐다. 승점 삭감과 벌금 그리고 유럽 대항전 출전 불가의 징계도 이어졌다. 하지만 칼치오폴리와 전북 현대 스캔들을 하나로 묶기에는 다소 지나친 면이 앞선다. 언뜻 신성한 스포츠를 더럽힌 죄에 경중이 있겠나 싶겠지만, 두 사건의 결정적인 차이는 구체적 입증이다.

재판부의 판결에 따르면 전북 스카우트는 대가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도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부정한 청탁이라는 것이 꼭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만 원을 판결했다. 다시 말해 구체적으로 심판이 명백하게 매수됐거나 경기결과가 조작됐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 아마 이 부분에서 가장 큰 괴리감이 생긴다고 보면 되겠다. 연맹이 심사숙고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사법부나 연맹도 짐작만으로 판결을 내리거나 징계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상벌위원장이 유벤투스나 2014년 심판매수사건으로 승점 10점의 징계를 받은 경남과는 또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배경이다.

믿기 어려운 일의 연속인 이 사건은 결국 수사 결과도 판결도 징계도 모두 개운치 않은 찜찜함만 남기게 됐다. 전북을 향한 눈초리는 계속 더 뜨거워질 것이다. 리그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순위 경쟁이 가장 큰 뉴스거리가 됐어야 함에도, 마지막 정규 라운드였던 33라운드는 분노와 허탈감만이 남았다. 승부 조작 사건이 K리그를 덮쳤던 때만큼 침울하다. 우리들의 소중한 땀과 열정이 일부의 탐욕으로 무너졌기에 더 그렇다.

/박찬하 해설위원

※위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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