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경인일보 70+1]사운드시티 인천

10년 뚝심의 뜨거운 록 스피릿, 대한민국을 달구다
'제2의 홍대거리' 새로운 지도 그린 음악도시 부평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16-10-07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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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경인일보 70+1] 사운드시티 인천
(왼쪽부터) 록그룹 크래쉬,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부평 밴드 페스티벌

1천여팀 방문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英 문화잡지 세계 축제 '8위' 우뚝
구도심 음악축제인 '사운드 바운드'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 인기몰이


인천이 음악으로 들썩인다.

한국에서 처음 시작된 대형 야외 록 페스티벌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인천 구도심 곳곳의 숨은 여러 음악 공간에서 동시에 공연이 펼쳐지는 클럽 축제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행정 영역에서는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수단으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과 우리나라 음악의 역사와는 인연이 무척 깊다. 개항과 함께 서양의 음악이 유입됐고, 부평미군기지 주변으로 형성된 클럽에서는 미국 대중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인천은 음악이라는 대중적인 예술 장르를 통해 문화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매년 여름 인천을 뜨겁게 달구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명실상부한 인천의 대표 음악 축제가 됐다.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영국의 문화 전문잡지인 '타임아웃'은 펜타포트를 세계 최고의 음악축제 50개 가운데 8위로 꼽기도 했다. 펜타포트라는 단어는 인천 관련 검색어 가운데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천을 대표하는 단어가 됐다.

펜타포트란 인천시가 일찍이 90년대 후반부터 내 세운 도시전략인 트라이포트(Tri-port), 즉 공항·항만·정보(Airport·Seaport·Teleport)에 비즈니스 레저분야(Business-port·Leisure-port)를 추가해 이 다섯 가지 포트를 결합한 신도시 전략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국제 허브시티', '동북아 중심 도시'로 성장한다는 것이 도시 콘셉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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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펜타포트는 5가지 철학과 정신(음악·열정·자연주의·DIY·우정) 등을 표방하고 있기도 하다.

펜타포트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로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록 페스티벌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축제였다.

딥퍼플,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프로디지 등 해외 정상급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내 록 마니아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첫 공연은 태풍과 폭우가 겹치며 3일간 예정된 행사에서 단 첫날 행사만 소화하며 나머지 일정은 중단됐다.

1999년 쓴맛을 본 이 행사는 7년 동안의 준비 끝에 2006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로 부활한다. 올해까지 지난 11년간 국내외 뮤지션 1천여 팀이 펜타포트 무대를 다녀갔고 펜타포트를 방문한 관객 수도 약 60만 명에 이른다.

사운드 바운드

사운드 바운드 축제는 티켓 한 장으로 인천 구도심의 문화공간을 돌며 음악을 감상하는 축제다.

인천 버전의 '클럽데이' 쯤으로 이해하면 쉬운데, 아티스트가 아닌 공간이 이 축제의 주인공이다. 2013년 5월 동인천역 인근 중고 오디오 상가와 개항장 일대의 LP 카페, 라이브 클럽 등 여러 복합문화공간에서 처음 시작됐다.

사운드 바운드라는 이 축제의 이름에는 음악(sound)이 공간을 튕기며(bound) 멀리 퍼져나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인천을 기반으로 탄생한 인디레이블인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가 처음 축제를 기획했다. 인천 토박이인 그는 인천의 매력적인 공간들이 음악을 타고 전국에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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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학창시절 추억이 서린 신포동의 공간들과 인천 구도심 곳곳의 재미난 곳을 다른 이들도 즐겨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

사운드 바운드는 2013년을 시작으로 2014년 10월, 2016년 3월에도 각각 열렸다.

인천 최초의 재즈클럽 '버텀라인', LP 카페 '흐르는 물', 인천에선 드물게 홍대 앞 인디밴드의 공연을 인천에서 볼 수 있는 '클럽 글래스톤베리 인천', 근대 개항시대 창고 건물을 고쳐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 '인천아트플랫폼', 옛 얼음 창고를 고쳐 만든 카페 '빙고' 등이 사운드 바운드를 통해 소개됐다.

지난 5월에는 개항장 일대에서 눈을 돌려 근현대 굴곡진 역사를 간직한 부평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사운드 바운드 in 부평 애스컴'이라는 이름으로 부평에서 펼쳐졌는데 미군 부대와 기지촌 주변 클럽과 음악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 부평에서 열린 것이다.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

아직 이렇다 할 문화 시설이 없는 송도국제도시에 차츰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재즈 축제다.

인천문화재단이 인천 송도에 있는 유일한 정식 공연장인 트라이볼과 그 주변에서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다. 국내·외 정상급 재즈 뮤지션을 만날 수 있어 송도 신도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음악 축제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메인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의 유료판매 티켓이 2년 연속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으며 인천 대표 재즈 축제로 성장해 가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3일동안 열렸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연주상을 받은 '김오키 콰르텟'과 브라질 출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로니카 누네즈 & 리카르도 보그트 듀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오리엔탈 쇼커스'와 '에이퍼즈' 등이 출연했다.

재즈 마니아만을 위한 따분한 축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은 메인 무대 뿐 아니라 트라이볼 주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이 축제를 풍성하게 꾸미기 때문이다.

송도 센트럴공원을 찾는 나들이객을 위한 야외 버스킹 공연이 축제 기간 내내 펼쳐져 실력파 밴드와 뮤지션들의 공연을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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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부평 음악클럽 공연 모습(왼쪽), 오리엔탈 쇼커스 보컬 김자영
1950~60년대 주한미군클럽 유명
배호·현미등 당대 최고가수 배출
음악산업센터·아틀리에 등 조성
뮤직·역사 활용 융합도시 청사진

음악으로 도시에 활기를… 부평구


인구 56만명 인천의 최대 기초자치단체 부평구는 음악과 관련된 지역의 역사적 자원을 활용해 정체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50~60년대 부평에는 미군들이 이용하던 클럽이 성업을 이뤘다. 당시 부평 주한미군 군수지원사령부(ASCOM·애스컴)를 중심으로 20~30개의 클럽이 운영됐고,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밴드들이 몰리며 밴드 음악의 중심지가 됐다.

과거 애스컴 정문 앞(지금의 동수역 3번 출구)은 미군클럽에서 연주하는 악사들이 집합하는 장소였고, 근처에는 7~8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밴드들이 무리를 지어 하숙했다고 한다.

미군 클럽들이 문을 여는 시간이 되면 부평은 물론 인근 경기도 의정부와 오산지역 미군클럽까지 악단을 모셔가기 위해, 길가에는 미군의 차량이 줄을 지어있는 모습이 펼쳐졌고 악단들은 자신들이 공연할 부대의 차를 타고 출발했다가 공연이 끝나면 다시 차를 타고 복귀했다.

부평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악사가 모여 사는 독특한 지역이었다고 전해진다.

1950~60년대에는 '돌아가는 삼각지'를 부른 가수 배호와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의 한명숙 , '밤안개'의 현미, '사랑과 평화'의 보컬 이철호 등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들이 부평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미군 부대가 하나둘씩 떠나며 클럽들도 따라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지금은 화려했던 당시 흔적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부평구는 이러한 음악적 자원과 역사적 이야기를 활용해 부평 일대를 '음악 융합도시'로 만들어 가기로 했다.


부평구문화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 공모사업'에 당선되며 확보한 예산을 활용해 2020년까지 37억5천만원을 이 음악 융합도시 사업에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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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쇼커스 보컬 김자영

우선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부평아트센터 맞은편 부평아트 하우스를 활용해 '부평음악산업센터'를 조성한다. 음악제작 시설을 구축해 프로 뮤지션부터 아마추어 밴드까지 활용할 수 있는 창작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수도권 대학과 연계해 실용음악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음악전문인력도 양성할 방침이다. 대중음악 1세대의 주요 활동지였던 부평3동에는 '음악 동네'를 조성한다.

밴드 음악 중심지로 명성을 떨친 부평의 음악 자산을 토대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거쳐 음악 거리를 만들고, 빈집 등 유휴공간에는 연습실·라이브클럽·음악전문카페를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평1동 굴포천 복개구간에는 낙후한 주거공간과 컨테이너를 활용해 지역 청년과 공예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작업장 '아틀리에'를 설치할 예정이다.

백운역 생태공원과 부평공원에서는 음악 밴드 누구나 거리공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부평구는 또 지역의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과 축제를 선보이고 있다.

부평구문화재단이 만든 창작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1950~60년대 부평 미군 부대 주변 클럽에서 활약하던 이름 모를 뮤지션과 주변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아낸 창작 음악극이다.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지난 2014~2015년 잇달아 무대에 소개되며 큰 호응을 이끌어낸 이 작품은 초연 이후 이야기와 출연진 등을 업그레이드하며 내실을 다져 왔다. 소극장 규모였던 공연은 탄탄한 구성과 연출을 바탕으로 대극장 무대로 확장됐고, 올해는 국립극장 무대에서 선을 보이며 전국의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밴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야외축제 '부평 밴드 페스티벌'은 부평구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야외축제로 인천과 특히 부평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실력 있는 밴드와 뮤지션을 주민에게 소개하는 행사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영국 셰필드시가 철강 공업도시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산업도시로 발돋움한 것처럼, 공업도시 이미지가 강한 부평을 음악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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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부평 음악클럽 공연 모습

인천의 노래 찾기도 활발

인천시는 '인천의 노래'를 찾는 데 한창이다.

인구 300만명 달성을 앞두고, 노래 제목이나 가사에 인천 지명이나 시민의 생활상 등이 담긴 노래를 발굴, 인천 시민들의 애향심을 높이고 정서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다.

노래 선정 작업은 지난 4월 발족한 '인천의 노래' 추진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추진단은 시 문화예술과장을 단장으로 향토사학자, 예술인, 방송인, 가수 등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됐다.

시는 민요 38곡, 가곡 4곡, 대중가요 187곡, 학교 교가 271곡등 510곡을 인천의 노래로 1차 발굴했고, 추진단은 이 가운데 33곡을 추려 설문을 통해 선호도를 조사했다. 1위는 김트리오가 부른 연안부두, 2위는 주현미의 내고향 인천항, 3위는 아름다운 인천이 차지했다.

또 출·퇴근 시간대에 시청사내에서 방송할 수 있는 12곡을 선정해 자체적으로 알리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오는 16일 '인천의 노래 콘서트'를 열고 자체 선정한 12곡의 노래를 대상으로 시민 투표를 거쳐 '인천의 노래' 중 최고의 애창곡인 '시민 애창곡'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8월부터는 인천지하철 역사에서도 '인천의 노래'를 방송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의 각종 행사와 인천유나이티드 FC 등 6개 스포츠 프로구단 응원가로 활용한다는 방침도 세워두고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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