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문화영향 평가제와 도시정책

김창수

발행일 2016-10-12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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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책으로 주민권리 침해등 폐해 사전 방지
지자체, 지역밀착형사업 추진땐 제도 적극 활용
문화계·주민간 도시개발 정책 갈등 최소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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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객원논설위원
최근 법제화된 '문화영향평가제도'는 개발위주의 정책과 문화적 가치의 모순을 완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주목할만하다.

지금까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정책은 대부분 경제성장 패러다임에 근거한 것이었다. 성장 위주의 개발 정책은 국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가치를 훼손하고 파괴해왔다. 이에 대해 경고와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지만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문화적 영향을 고려한 공공정책의 수립과 실행을 통해 정책의 사회적 수용가능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선진적인 제도로 평가된다. 아직 문화영향평가제는 제도상 개선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지자체나 문화계의 이해는 충분치 못해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영향평가제는 2013년에 제정된 '문화기본법' 제5조 제4항에 근거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계획, 정책, 사업, 제도가 문화적 관점에서 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여 부정적 영향을 미연에 방지하고 문화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정책의 문화화'를 통해 문화 가치의 전 사회적 확산을 위한 제도이다.

문화영향평가제의 도입으로 문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국토부의 '행복주택프로젝트' 등 9개의 정책에 대한 문화영향평가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2016년부터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문화영향평가센터로 지정하고 전국 지자체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 가운데 문화영향평가가 필요한 정책을 선정하여 영향평가를 지원하기 시작하고 있다.

문화영향평가제는 국가나 지자체가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이 해당 지역의 문화경관, 유무형문화유산, 문화다양성, 지역주민공동체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주민들의 문화 향유와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한다. 이로써 특정정책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권리의 침해나 문화경관의 파괴, 공동체의 상실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문화영향평가는 해당 정책에 대한 성과를 사후에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정책이 미치는 문화적 영향을 분석하고, 문화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을 사전에 제시함으로써, 바람직한 정책 입안을 유도하고 지원할 수 있다.

이 제도의 명칭은 규제나 강제 이행규정을 연상시키지만, 평가 과정과 결과를 통해 특정한 정책의 문화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문화영향 '컨설팅'에 가깝다. 또 당분간 문화영향평가 관련 예산은 전액 국비로 지원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적극 활용하면 예산 부담은 줄이고 사업효과는 높일 수 있는 제도이다.

따라서 지자체는 문화적 관점에서 주민의 삶의 질 또는 일상생활에 영향력이 큰 정책, 특히 지역 문화에 영향이나 파급효과가 큰 국정과제나 주요 시책사업에 대해서는 문화영향평가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특히 문화적 가치에 대해 고려할 사항이 많은 사업들, 도시재생·마을만들기와 같은 지역밀착형 사업을 추진할 때 문화영향평가제는 매우 효과적인 보완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지역 문화계와 주민들 역시 문화영향평가제도의 목표와 취지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도시개발 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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