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진 칼럼]'비밀 없는 사회'

홍창진

발행일 2016-10-2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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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큰 범죄는 큰 권력에 의해
은폐·조작 되는 경우가 많지만
역사는 놀랍게도 세월이 지나
폭로되게 된다는 사실 가르쳐
잘못했다면 시인하는게 좋겠다
살기좋은 사회 우리가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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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9·11테러가 있고 그 해 크리스마스를 지날 무렵 보스턴글로브 신문은 빅뉴스를 터트렸다. "보스턴지역의 천주교 사제들의 6%가 아동 성추행범으로 입건되었으나 천주교 측과 권력이 이 사실을 계속 은폐해 왔다"는 것이다. 입건된 사제의 숫자만도 87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입건되지 않은 건수를 포함하면 엄청난 사건이다. 신문에 이 기사가 발표되자 수만 통의 제보전화가 신문사에 걸려왔고 후속 기사로 다룬 건수만 600여 건이나 되었다.

최근 대구시에 '희망원'이라는 시설을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각종 비리가 폭로되었다. 시설 안에 있는 사람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와 회계의 비리까지 총체적인 비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비교적 비리 없고 정의로운 종교조직으로 알려졌던 한국천주교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언론이 진실을 말하면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고, 진리를 은폐하고 왜곡하면 우리 사회도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언론과 같이 사회 구성원을 이루는 정부, 교회, 사회단체가 잘못된 사회현상에 대하여 자기 집단의 이기주의 때문에 진리를 은폐하거나 왜곡하면 이 사회는 불행해진다. 그래서 가장 먼저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비교적 최근 발생한 미국 천주교 보스턴교구에서 일어난 엄청난 범죄를 먼저 반성하고 싶다. 그 당시 천주교회는 교회의 이미지를 정의보다 더 중요시하였다. 교회의 이미지는 진실 위에 존재해야 그 빛을 발한다. 그러나 진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다. 검찰과 법원을 회유하고 정치인과 손잡고 교묘히 은폐하고 왜곡하였다. 심지어 대부분 가난한 피해자 가정의 부모를 금전이나 엉뚱한 신앙심을 강조하는 식으로 조직적으로 회유시킨 점은 큰 범죄에 해당한다. 또 이런 천주교회의 조직적 범죄가 횡행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눈감고 피해갔다. 현재 대구에서 발생한 희망원 사건도 정의로운 자세로 철저히 반성하고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충 무마하고 넘어가려 했다가는 다시 또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 할 수 있다. 종교인이라도 이것은 예외가 없다. 모두 잘못 할 수 있는 것이 신의 뜻인데 종교인들이 마치 잘못 안 한 것처럼 꾸미면서 거짓 명성과 명예를 유지하는 것은 제일 나쁜 죄이고 신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잘못은 그 즉시 잘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옳다. 역사는 이런 판단을 지지해 왔다. 그런데 가장 솔직하고 순수함을 유지해야 할 종교가 거짓을 모사하고 세상에 발각되어 그 명예를 실추시켜야 할까? 성폭행 아동 피해는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피해를 겪고 있는데 그 사실을 은폐하는 종교는 큰 죄를 범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범죄가 벌어지고 큰 권력에 의해서 은폐되는 일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흔히 큰 범죄는 큰 권력에 의해서 은폐, 조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사는 놀랍게도 세월이 지나 이 모든 일이 폭로되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왔다.

우리는 이 역사의 엄중한 심판을 기억해야 한다. 내 주위에 비리와 범죄를 나 하나의 신상을 위해서 피해간다고 역사 앞에서도 피해 가는 것은 아니다. 더더욱 신 앞에서 자기 양심을 저버리면 마음의 밸런스가 깨져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을 많이 보아왔다.

가장 살기 좋은 사회는 국가청렴도가 높은 사회다. 잘못 했으면 잘못 했다고 시인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측근이 범죄를 범하면 눈 감지 말았으면 좋겠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노래 BLOWING IN THE WIND… 노래의 가사말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죽어야, 이미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까?" 이 단순한 진리를 아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살기 좋은 사회는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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