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인터뷰… 공감]조동성 인천대학교 총장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 진화" 멈추지 않는 열정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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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지난 24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천을 위한 대학으로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만큼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대는 원칙에 따라 하나씩 계단을 오르면 이룰 수 있는 비전이 확실하다"며 "300만 도시의 격에 맞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총장 집무실 줄이고 교수 스마트오피스 도입… 구성원에 여유 공간 환원
기업 연계학과 '산학협력형 매트릭스 학사제' 30여개 업체와 내년 시행
팀으로 교수 뽑고 해외 브랜치 대학 설립 추진… 세계 100대 대학 목표
송도 겨냥 바이오 연구개발 능력확보 등 인천을 위한 학교로 만들겠다

기업 컨설턴트 등 새분야 개척자
사회와 기업가치 동시 추구
자본주의 5.0을 주창하고
책은 1년에 2권씩 70여권이나 집필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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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컨설턴트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오일 쇼크(1973년) 무렵,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은 27세의 청년 조동성은 현지 컨설팅 법인에 들어가 컨설턴터로 활동했다. 당시는 컨설턴트 법인 소속의 한국인 컨설턴터를 찾아 볼 수 없던 시절이었다.

낯선 분야인 만큼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는 도전했고 성과를 냈다. 이후 조동성의 행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프론티어, 그 자체였다. 40여 년이 지나 국립 인천대 총장이 된 지금도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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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회가치 중심의 '자본주의 4.0'을 넘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사회와 기업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자본주의 5.0'을 주창하고 있다.

최근엔 기업경영연구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중국 정부로부터 국유기업 가치평가 프로젝트를 맡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책을 내는 일은 어느새 생활이 됐다. 지금까지 집필한 책이 70여 권이나 된다. 1년에 2권씩 낸다.

지난 24일 조동성(67) 인천대 총장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실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했다. 조동성 총장은 "이전에 총장실이 너무 넓어서 규모를 줄여 옮겼다"며 "오늘이 총장실을 옮긴 뒤 근무하는 첫날"이라고 했다. 처장 등 보직교수들의 집무실은 통합해 '스마트오피스'로 꾸미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어 기업들은 이미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여유 공간이 생겼다. 이는 공간 부족을 호소하는 대학구성원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직을 정년퇴직한 6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임에도 그의 가슴은 뜨거운 열정으로 들끓었다. 조동성 총장은 "두고 보라"고 했다. 학교가 얼마나 많이 바뀌는지 지켜보라는 말이었다. 자신감이 넘쳤다.

■ 인천대 변화 DNA, 날개를 달다

인천대는 사립에서 시립으로, 그리고 국립으로 지속해서 변화해왔다. 변화를 싫어하는 대학사회에서 인천대의 변화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조동성 총장도 인천대의 이런 점을 강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내가 경험한 다른 대학들에 비해 인천대 구성원들의 개혁성향이 강한 건 분명한 것 같다"며 "변화로 인해 나빠지는 것보다 좋아지는 것이 많다는 점을 구성원들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동성 총장은 이런 인천대에 다시 한 번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연구해 온 경영이론이 인천대 변화의 밑바탕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산학협력형 매트릭스 학사제도' 도입은 인천대 변화의 대표적 사례다. 기존 대학의 학문공급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업 주도의 연계학과 설치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게 매트릭스 학사제도의 골자다. 인천대는 포스코건설, CJ대한통운 등 30여 개 기업과 함께 내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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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총장은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과목을 대학 안에 만들어 학생들이 졸업 전에 이수하도록 하는 제도"라며 "기존 학과에 대한 구조조정을 억제하면서 대학교육을 사회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했다.

인천대는 최근 대학 연구능력 강화를 위해 1명씩 채용하던 교수를 '팀제'로 뽑는 방식을 도입했고,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브랜치 대학 설립도 추진 중이다. 다음 달엔 중국 옌타이 지역에 첫 브랜치 대학 설립을 위한 MOU를 맺는다. 그는 특히 해외 유명 기업들이 인천대 학생들을 직접 채용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인천대를 4년 이내에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시키기 위한 비전도 확고하다.

조동성 총장은 "세계적인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교수들을 데리고 와 장기적으로 대학의 연구능력을 높이고, 싱가포르대학을 모델로 인천대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일본의 교토대가 도쿄대보다 먼저 노벨상을 받았던 것처럼, 서울대보다 인천대가 노벨상을 먼저 받을 기회가 훨씬 많다"고 했다.

이제 인천대는 국내 대학을 비교모델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 톱 클래스 대학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조동성 총장은 바이오 분야의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했다. 조동성 총장은 "인천대 캠퍼스가 있는 송도국제도시는 바이오 산업을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분야는 아직 미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바로 여기에 인천대의 역할이 있다"며 "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에 이어 생산이 이뤄지는 끊임없는 교류작용이 인천대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 인천, 흔들리지 않는 뿌리

인천생활 3개월이 된 조동성 총장에게 인천에 대한 느낌을 묻자 "잃었던 고향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북한에 고향을 둔 그의 부모님은 해방 직후 월남해 서울에 터를 닦았다. 조동성 총장은 서울 출신이다. 그는 "명절엔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런데 인천에 오니 유독 아버지 고향 분들을 많이 뵀다. 음식도 잘 맞고, 무언가 통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서울에선 서울이라는 공간에 실려서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여기는 뿌리를 내리는 느낌"이라며 "부임하자마자 인천으로 이사를 왔는데, 서울에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들 정도"라고 했다.

무엇보다 인천대는 '인천의 대학'이라는 걸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그는 "대학과 지역사회와 밀착되는 느낌은 처음"이라며 "개인적으로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인천대가 국립이긴 하지만 지역 사회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온 만큼, 인천지역 구성원들이 인천대를 생각하는 정도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대학이 그 바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조동성 총장은 "우리가 인천을 위한 대학으로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만큼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을 위한 대학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인천대는 원칙에 따라 하나씩 계단을 오르면 이룰 수 있는 비전이 확실하다"며 "300만 도시의 격에 맞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글/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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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학력
▲ 서울대 졸업(1971)
▲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1977)

경력
▲ 1978~2014 서울대 교수(조교수·부교수·교수)
▲ 1983~1984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초청부교수
▲ 2001~2003 서울대 경영대학장
▲ 2005~2006 한국경영학회장
▲ 2006~2007 한국학술단체 총연합회장
▲ 2008~2012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 2009~2012 코리아바이오경제포럼 공동회장
▲ 2012~2013 월드뱅크 총재 자문
▲ 2014~2016.7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 교수
▲ 2014~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 2008~현재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
▲ 2011~ 현재 안중근 의사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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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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