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수요광장]'흙수저' 도시대학사업과 '금수저' 문화융성사업

도시대학사업 예산 2천만원인데
문화창조융합벨트 '7천462억원'
몇백 몇천배 효과 있을지 의구심
비선실세 '최순실'과 추종세력들
기금 온당치 못한 곳에 쓴 의혹
큰 충격과 깊은 자괴심에 빠져


최주영 대진대교수
최주영 대진대 교수
경기도에는 푸른경기실천협의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내 도민, 전문가, 행정, NGO 단체들이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경기도의 발전을 추구하도록 하는 단체이다. 물론 이 단체는 1992년 브라질의 리우회담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지구를 살리기 위해 UN이 적극적으로 권장하여 설립한 기구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29개 시군에 지방의제협의회가 설립되어 있으며, 광역차원의 필요성에 의해 푸른경기실천협의회가 설립되어 활동 중이다. 필자도 4년 동안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은 적이 있다.

이 단체에서는 매년 경기남부와 북부지역을 분리하여 도시대학을 열고 있다. 경기북부 도시대학은 현재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 도시대학에서는 이론적인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주민들이 자기 마을의 적당한 대상지에 적합하고 다양한 방식의 마을개선방안을 직접적으로 수립하고, 마스터플랜도 작성해 보는 실천적인 사업이다. 도시대학을 직접 운영하면서 해마다 느끼는 것이 자기 마을을 개선하기 위한 주민의 참여도와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주민들의 실력이 전문가 수준이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어려운 점은 1천만원의 예산으로 10개 지자체의 주민(100~150명)들과 대학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 다. 매주 한차례 8시간씩 8주 동안 대학을 운영하는데 점심과 차비는 당연히 주민 부담이고, 지도교수들의 수당도 8시간에 25만원 정도 밖에 지급하지 못하였다.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래도 100여명의 주민과 10여명의 교수진, 학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특히 올해 경기도따복공동체에서 1천만원을 지원하여 총 2천만원의 예산으로 시행한 올해 사업은 참여주민이 상당히 늘어나는 등 매우 성공적이었다. 물론 점심과 차비, 지도교수 수당은 참여팀의 증가로 인해 넉넉하지 못해 이전과 똑같이 시행하였다.

내년에도 푸른경기실천협의회와 경기도따복공동체가 공동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주민의 도시대학에 대한 희망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데 최근 미르재단이니 k스포츠 재단이니 하는 곳에서 단기간에 수백억원의 기금을 모금하고,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와 그의 추종세력에 의해 기금이 온당치 못한 곳에 쓰여 졌다는 의혹에 1천만원의 증액에도 즐거워 했던 우리들은 큰 충격과 더불어 깊은 자괴심에 빠졌다.

특히 통상 국회에 제출하는 정부예산에는 많은 양의 설명 자료를 붙여 제출하는데 반해, 최씨와 관련된 예산으로 알려진 문화창조벤처단지조성(98억원)과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168억원) 등 4개 사업은 딱 두 줄 정도의 설명밖에 없었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발언을 듣고 느낀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천만원 짜리 도시대학사업에도 50페이지에 달하는 사전계획서를 냈던 우리 시민들인데 말이다.

지난 3년간 문광부의 예산을 살펴보면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인 콘텐츠분야는 2014년에 5천185억원에서 2015년에 6천107억원, 2016년에 7천462억원으로 각각 922억원, 1천355억원 급증했다. 과연 이 문광부의 예산이 어떻게 쓰여졌으며 어떤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실로 궁금하다. 2천만원의 도시대학사업과 비교해서 7천462억원의 문화창조융합벨트사업은 몇 백배 아니 몇 천배의 효과를 나타내야 하는데 효과나 있는지나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비선실세들의 호주머니 돈이 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이 현실이 실망스럽고 무섭다.

결론적으로 문화융성사업은 금수저를 위한 금수저 사업이고, 도시대학사업은 흙수저를 위한 흙수저 사업이었나 하는 자괴심이 가슴 한편을 떠나지 않는다.

내년에도 도시대학사업을 해야 하는데 이 사업과 관계도 없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주민들이 과연 올해처럼 즐겁게, 행복하게, 모두가 함께하는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지 큰 걱정이다.

/최주영 대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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