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4]이주민 공동체 '아이다마을'

이주여성 더불어 사는 소통공간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16-11-03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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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마을
메리제인 노(맨 우측) 아이다마을 대표와 결혼 이주여성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이다마을 제공

여성 인권활동으로 첫 출발
2013년 비영리 단체로 독립
남편·자녀등 5개 모임 활성
한국정착·문화멘토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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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는 결혼이주여성과 가족들이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마을인 '아이다마을'이 있다. 아이다마을은 '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 공동체 마을'의 줄임말로 많을 때는 200명 적을 때는 50명의 주민이 이 '마을'에 적을 두고 살아간다.

마을이라고 하지만 실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부락은 아니어서 마을의 실제 공간은 부평깡시장 인근에 있는 허름한 빌딩 2층 99㎡ 남짓한 사무실이 전부다.

'아이다마을'의 대표를 맡고 있는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여성 메리제인 노(43)씨는 "필리핀·베트남 이주여성들과 그 남편들, 자녀들에게는 이 공간이 서로 돕고 의지하고 교류할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다"고 말했다.

아이다마을은 지난 2008년 여성단체 '인천여성의전화'가 진행한 이주여성인권 활동의 하나로 출발한 모임으로 한국인 활동가와 이주민이 결합해 마을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한국 사람의 지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이주민들은 홀로 서기를 결심, 4년여 만인 2012년 12월 이주민끼리 힘을 모아 '인천여성의전화'에서 독립했다. 2013년 5월에는 비영리단체로 등록을 마쳤다.

아이다마을에는 필리핀 이주여성 모임인 '다마얀', 베트남 이주여성 모임인 '녀웨흥', 이주 여성과 결혼한 남성모임 '다모아', 자녀들의 모임인 '리틀 다마얀' 등 5개 모임이 활성화돼있다.

다문화 식당도 열고, 한국어 교실도 열었지만 홀로서기와 함께 사업들을 대폭 정리했다.

메리제인은 현재 아이다마을의 대표를 맡아 3명의 자원봉사 상근자와 함께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겪는 가정폭력, 질병, 생활고 등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상담사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지난 2000년 1월 입국해 17년차 주부인 그는 고교 1학년·중학교 1학년·초등학교 5학년 등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주 여성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그도 이민 초기에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환경, 식습관, 명절풍습, 친인척 관계 등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는 "특히, 명절 연휴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시댁을 찾아온 친척 손님을 접대해야 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명절 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꼭 맹목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뒤에는 허탈한 마음도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전통 풍습 등 한국 사람이 지키지 않을 때는 관대한 것들도 유독 이주여성에게는 강요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국인과 이주여성에게 달리 적용하는 두 가지 잣대가 이주여성들의 초기 적응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사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주변과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는 "옆집에서 가정폭력이 벌어지고, 아동학대가 발생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도 이웃이 전혀 몰랐다는 뉴스를 자주 보고 직접 겪기도 한다"며 "이웃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또 "자기 이웃을 돌보지 못하는 사회가 어떻게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을 돌볼 수 있겠냐"며 "편견 없이 모든 이들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내 이웃에 대한 관심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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