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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신공]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고장 역사/이주민 도시, 안산

수많은 '이방인' 모여 만든 75만 '다문화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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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다목적댐 건설로 전라북도 정읍시와 임실군의 수몰민 120세대가 전북도지사의 인준을 받아 1962년부터 1964년까지 안산에 땅을 배정받아 이주하게 됐다. /원일중 제공

수몰민·탄광인부·사할린동포 정착
외국인 근로자 7만 거주 '전국 최다'


올해는 '안산'이라는 도시가 시로 승격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약 75만 명의 수도권 서남부의 중요 도시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애환이 있었습니다.

경기만의 바다와 접해 있는 안산은 해방될 무렵에만 해도 작은 농어촌 마을이었습니다. 당시 2만 명이 안 되는 곳이었지요. 이후 안산은 다양한 이주민들이 들어오면서 변화를 맞이합니다. 먼저 6·25 전쟁이 나면서 피난민이 대거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간척사업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바닷가 쪽으로 제방을 쌓았는데, 밀가루를 배급받으면서 쌓았다고 해서 이때 만들어진 둑을 '밀가루 방죽'이라고 불렀답니다.

한편 1961년 정부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섬진강 다목적댐 건설로, 전라북도 정읍시와 임실군의 수몰민 120세대가 전라북도 도지사의 인준을 받아 1962년부터 1964년까지 안산에 땅을 배정받아 이주했습니다. 당시 그곳은 폐염전과 갈대밭이 무성한 곳이어서 사람이 살 수가 없던 곳이었지요.

그래도 이곳으로 이주해온 수몰민들은 이후 5년여에 걸쳐 거친 땅을 옥토로 개간했는데, 또다시 안산 신도시 2단계 개발로 어렵게 개간한 땅이 한국수자원공사에 수용돼 이주민들은 다시 각지로 흩어져야 했습니다.

이어 강원도 태백, 정선 등 탄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폐광이 늘면서 살 곳을 찾아 안산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부천에 살던 상이용사들이 안산으로 이주해오면서 그 사람들이 살던 곳을 '화랑농원'이라 불렀는데, 지금도 화랑유원지라는 지명이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산에는 '고향 마을'이라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러시아 사할린에서 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후반 일본의 강제징용에 의해 남사할린에 거주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의 고국 방문이 이뤄진 것은 1989년 한국과 일본 적십자 간 결성한 '사할린 거주 한국인 재회지원 공동사업체'가 실시한 일시 방문과 영주귀국사업을 통해 시작됐답니다.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영주귀국은 한·일 정부의 영주귀국 시범사업인 고향마을 임대아파트 활용정책에 따라 2000년부터 본격화됐지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동포들로 평균 연령이 75세가 넘으며 일제강점기 전후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당한 동포 1~3세 중 "고향에 뼈를 묻겠다"며 국적 회복을 신청한 사람들입니다. 현재 주민 수는 약 700명이 넘습니다.

또 안산 단원구 원곡동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90여 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로 현재 7만 명(2014년 기준 7만82명)이 넘게 살고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 중에는 가장 많이 사는 셈입니다.

이렇게 오늘날의 안산이 형성됐습니다. 현재 안산 토박이 원주민은 1만 명도 안 되며 인구 대부분이 이주민으로 구성된 도시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안산은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다문화 도시입니다. 그래서 안산에 오면 대한민국과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신대광 원일중 수석교사

※위 우리고장 역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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