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6]한국문학에 나타난 문화 다양성

이주민·다문화 가정·탈북자…
소설속 변방에서 '주인공으로'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16-11-17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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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결혼 이주여성·다문화 가정·탈북자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문학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

다문화 한국사회의 현실 다룬 작품 최근들어 '봇물'
20세기 민족·국가 한계점 탈피 새로운 단계로 진입
인물·주제·사건·문체 등 다방면으로 큰 변화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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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의 소설 '완득이'에서는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완득이가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완득이가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 완득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희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에 눌러살게 된 터키인 하산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가 상처투성이의 한 아이를 입양하면서 그 아이의 상처까지 보듬어 안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산은 독실한 무슬림 임에도 불구하고 정육점을 운영하고 돼지고기를 파는 모순된 생활을 한다. 그러다 상처를 지닌 한 고아를 만나고, 아이는 입양 후 따뜻한 세상을 알아간다.

한국소설의 변방에만 머물렀던 이주민·다문화가정·탈북자 등이 이제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소설이 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의 이러한 현실을 주목하면서 이들을 다룬 문학 작품도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다.

기존 20세기 한국의 소설이 담아낸 주요 담론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는 '민족'과 '국가'였다고 한다.

춘원 이광수는 자신의 문학론을 밝힌 '문학이란 하오'란 글에서 문학이 '조선인의 사상 감정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문학은 곧 민족'이라는 식의 민족주의 문학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문화 시대의 한국소설 읽기'의 저자인 이경재 문학평론가는 "20세기 한국소설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영향권에서 창작되었고, 다양한 이념 중에서도 민족주의가 주도적인 담론으로 기능했다는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문학은 더는 민족이나 국가 등의 범주로 포괄할 수 없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한국문학이 민족이라는 경계 안에서 작동하던 이전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초월하기 시작했다"며 "이제 기존의 민족주의적 문학관을 넘어서 다문화 현실을 다루는 소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도 2000년대 문학은 다문화 다인종 다언어 상황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탈북자 등 다양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을 다룬 소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해이수는 자신의 소설집 '젤리피쉬'를 통해 호주 이민자들의 애환을 다뤘고, 금희는 '세상에 없는 나의 집'에서 조선족 사회의 탈북자의 모습을 그려낸다. 박범신은 '나마스테'에서 이주노동자의 모습을 통해 전 지구적 병폐를 보여주고, 한수영의 소설 '그녀의 나무 핑궈리'에는 조선족 결혼이주여성이자 이주노동자인 한 여인의 고통을 그려낸다.

이경재 문학평론가는 "한국의 다문화 시대가 소설의 공간과 인물, 주제, 사건, 문체 등 다방면에 걸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다문화적 상황은 앞으로의 소설을 규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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