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지역 경제… '플랫폼'만이 살길이다

원제무

발행일 2016-11-2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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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새로운 융합기술
자원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입힌 플랫폼 만드는
정부만이 최후의 승리자 될 것
공공부문도 토지·주택·마케팅등
인프라 구축해 이용토록 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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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 한양대 교수
"현재를 즐겨라.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 기숙학교에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이 학생들을 놓고 '카르페 피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을 속삭이는 장면이 퍽 인상적이다. 그의 강의스타일이 '죽은 시인의 사회'를 재결성하게 만들었고 소심남인 토드 앤더슨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여기서 '시'는 교사와 학생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플랫폼', 즉 토론의 마당이 된다.

요즘 플랫폼하면 구글이 떠오른다. 구글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디바이스)로 이루어진 'CPND 생태계'에서 탄탄한 플랫폼을 통하여 콘텐츠부터 네트워크, 디바이스까지 통합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라기보다는 '구글라이제이션'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구글이 온통 사람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플랫폼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 즉 마당이다. 자신만의 플랫폼을 가진 정부나 기업이 미래의 성공과 부를 지배한다. 브랙시트와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으로 앞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국수주의로 인해 세계화의 속도가 느려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국가 이미지와 파워가 줄고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커질 것이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정치경제 플랫폼이 절실한 시기이다. 브랙시트 반대파는 경제와 정치적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탈퇴파는 역사, 문화라는 독립적 플랫폼의 가치를 주장했다.

국내 정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 국가운영시스템이라는 플랫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경제는 바닥이고, 정치는 후진국이고, 사회는 양극화이고, 대외관계는 불안이다. 외교는 굽신, 경제는 불신, 남북관계는 등신이라던 이명박 정부의 '삼신정부'보다 현 정부는 현저히 더 못하는 것 같다.

한국경제가 성장, 투자,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무기력해 보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2차례 금융위기를 힘들게 넘겼지만 지금은 위기를 헤쳐나갈 돌파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경기가 무기력증에 빠지면 경계해야 할 것이 경제의 정치화이다. 낡고 부패한 정치적 플랫폼이 경제를 지배하면 비효율성이 극에 달할 수 있다. 경제의 정치 플랫폼화가 지나치게 되면 경제추락이 빨라져 남미처럼 성장을 멈춘 채 서서히 주저앉게 된다.

앞으로는 새로운 융합기술, 네트워크, 자원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입힌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정부만이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정부 등 공공부문에서도 토지, 주택, 데이터, 정보, 마케팅 등 인프라를 플랫폼을 통해 깔아주고 기업이나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하게 있게 해 주어야 한다.

경기도는 현재 다양한 플랫폼을 깔아주고, 이 플랫폼을 중간 매체로 하여 모든 공공인프라가 구축되고, 여기서 중소 스타트업체들이 참여하여 생산성을 극대화 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어 준다. 오픈 플랫폼 형식의 새 기술을 개발하여 전통적 기술과 융합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공유적 시장경제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경기도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육성하기 위해 오픈 플랫폼을 깔아 판교 테크노밸리로 기업이 들어오게 한다.

정부나 일반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이 플랫폼을 개발해 확장하고, 역동적이고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부터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원하는 프로젝트를 플랫폼에 모아 새로운 성공방정식에 도전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기업과 가계를 위하여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은 제대로 된 경제, 정치 플랫폼을 깔아주고 이 위에서 이들이 성실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대 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그득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스스로 통찰력과 지혜를 가지고 미래를 꿈꿔야 할 시점이다.

/원제무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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