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경기, 문화원형으로 읽다·14]전문가 간담회

'연구·보존·활용' 삼박자 균형속 '지역민 응원'이 절대요소

민정주 기자

발행일 2016-11-23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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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간담회5
지난 16일 경인일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경기도 문화원형의 발굴과 활용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깊이 있는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기 위해 문화원형의 활용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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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경기도 문화원형 발굴 및 활용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지훈 경기학연구센터 조사연구부장을 좌장으로, 신창희 경기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 신광철 한신대학교 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장환 용인문화원 사무국장,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이 참석해 문화원형을 통한 경기도의 정체성 확립과 콘텐츠 활용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원형이 제 기능을 하려면 연구와 보존, 활용 삼박자가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지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지훈 부장은 올해 경기도에서 진행된 관련 사업을 소개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경기학연구센터는 올해 4월부터 경기도문화원연합회와 손잡고 '31개 시·군 문화원형 100대 상징 선정'사업을 진행했다.

태교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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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시·군의 문화원형을 발굴해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해 고유성을 발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됐다. 이와 연계해 지난 9월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12월에는 '문화원형 상징 창의적 활용'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이 부장은 "경기문화재단은 꾸준히 관련 사업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풍부하게 다뤄졌다"며 "그간 발굴한 자료들을 토대로 각 시·군의 문화원형을 추출하고 본격적으로 논의했다"고 평했다.

신창희 연구원은 "경기학연구센터는 문화원형을 '인간의 보편적인 집단적 무의식이 각 사회의 전통·규범 등에 따라 특수하게 표현된 일종의 대리표상'으로 정의하고 이를 나타낼 구체적인 상징물을 선정한 것"이라며 "문화원형이라는 개념 자체가 관념적이라 얼른 의미가 와닿지는 않지만 문화자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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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사무국장은 "요즘은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모호하게 쓰이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실제 문화 향유자들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며 "이미 국내에서는 문화원형 콘텐츠 사업의 실패사례가 있다. 문화사업의 기본은 향유자의 손에 닿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광철 교수는 "문화원형이 우리사회에서는 다분히 중앙적 맥락에서 진행되다 보니 어느 순간 동력을 잃고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대표성을 강조하다 구체성을 놓쳤기 때문이다.

경인일보가 연재한 '천년경기, 문화원형으로 읽다'에서 구체적 맥락이나 지역민의 바람을 엿볼 수 있었다. 예컨대 '안성사람들이 돌미륵을 대하는 태도는 형제를 대하는 것과 같다'는 대목이 그런 것이다. 그 안에 스며있는 사람들의 숨결이 살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역적 맥락을 놓치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선정된 문화원형 상징이 지역성을 대표하고 지역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느냐의 측면에서는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장환 사무국장은 "선정 목록 중에는 지역성을 대변하지 못하거나 활용에 한계가 있는 것들도 보였다. 지역과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며 "지역 문화 자원들에 대해서는 지역민들이 가장 잘 안다. 이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과 다각적인 시각, 큰 틀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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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목현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는 입술에 붉은 색을 칠한 천하대장군.
이동준 사무국장은 "문화원형상징을 선정하기 앞서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 아카이빙 작업"이라며 "관련 아카이빙이 마련돼 있으면 여러 정보들 속에서 공동체의 정체성이 담긴, 그 지역을 상징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훈 부장은 아카이빙 구축이 문화원형 사업에 필요하다는데 동의하며 "원형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실되는 경우가 많아서 조사, 보존, 활용의 세가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에서의 지속적인 사업추진도 필요하겠지만 각 지역에서의 관심과 학계에서의 연구도 필요하다"며 문화원형이 문화발전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제언을 이끌었다.

신창희 연구원은 "관련 사업이 단발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지속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기획이 필요하다"며 "문화원형을 발굴하는 데서부터 문화원형이 지닌 상징성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것이 지역민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 까지를 사업의 완성으로 봐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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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 사무국장은 "용인의 경우, 문화원형이 문화산업의 일환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이것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역의 문예진흥이다. 지역에 산재한 문화자산이 있는데 지역민도 잘 모른다. 문화산업의 측면에서 너무나 거창하게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의 측면에 앞서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전통문화로서의 문화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광철 교수는 "우리나라는 문화산업프레임에 갇혀있다. 문예부흥 다음에 킬러콘텐츠를 발굴해서 활용하는 건데 중간단계가 빠져있다. 콘텐츠만 남고 문화는 빠진 것"이라며 "지역문화재단에서 문화원형에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드믄 일이다. 경기학연구센터는 관점과 연구내용을 만들면서 관념이 아닌 주민들이 느낄 수 있는 원형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 교내에서 문화원형과 콘텐츠 관련 수업을 신설해 운영해보니 어린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세대, 의식적 격차를 줄이고 실생활에서 삶의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원형이 재현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 =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사진 =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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