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정치란 무엇인가

박영렬

발행일 2016-11-30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군주는 주권자인 국민 이익 위해 권한 행사하는 것
권한 남용자들 행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
국가안위보다 정략적 술수만 쓰는 정치권도 문제

2016113001002021300102021
박영렬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온통 최순실일당의 국정농단사건 기사로 점철되어 있다. 지난 11월 12일 광화문일대에 100만명이 시위를 한 것에 이어 19일, 26일에도 경향각지에 100만명 이상이 모여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였다. 시위참가자들도 학생이나 교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하였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가 몹시 불안정한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터져 몹시 안타깝기만 하다.

검찰이 발표한 중간수사결과를 보면 모든 비리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고, 최순실이나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은 모두 대통령이 시켜서 한 것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고 한다. 이번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잘못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정치권도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접하면서 정치의 본질과 공무원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정치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정치란 다양한 계층간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특히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신속하게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사회에는 항상 갈등(빈부, 지역, 이념, 종교 등)이 존재해 왔고, 원시 자연상태에서는 폭력이나 무력에 호소하는 것이 갈등해결을 위한 주된 수단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진보하고 인권의식이 확산됨에 따라 사람의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를 통해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시스템이 발전하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선거를 통해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리고 피위임자인 정치인들은 위임의 취지에 따라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결함으로써 주권자인 국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해야 할 책무를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치라는 행위의 핵심이다.

춘추시대말기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공자는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운 것 (君君 臣臣 父父 子子)"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국민주권시대에 있어서 군주의 역할은 누가 담당하며,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헌법은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함으로써 주권재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권한행사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여·야의 정치권이 과거 군주대신 정치를 담당하고 있다.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엄연한 정치의 주체로서 국가적 중대사를 국민의 입장에서 해결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군주다운 행동인가? 그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과 같이 헌법상 권한을 남용하는 자들의 행태는 국민들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또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얄팍한 정략적 술수만 생각하는 작금의 정치권행태도 결코 군주답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라고 권한을 부여받은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안위보다는 사적 이익이나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무원의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모든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할 의무가 있다.(국가공무원법 제59조) 즉, 공무원은 직장상사가 아닌 전체국민에 대한 봉사자의 입장에서 공무를 처리해야하는 것이다. 이것이 공무원(신하)다운 자세일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대통령이 시켜서 하였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곧바로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지시사항의 부당성에 대해 꾸준히 이의를 제기하였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떻든 이번 사건은 탄핵절차로 이행되는 국면을 맞고 있다. 하루빨리 비정상적인 국정상황이 종료되고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의 각고의 노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걸맞는 정치시스템이 회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영렬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

박영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