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K-Pumassi) 글로벌 캠페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순성 대한적십자회 가평읍 봉사회장

깎고 볶고 '가위손' 봉사왕

1만7천시간 엔도르핀 충전
가평 봉사왕
봉사활동을 위해 배운 미용기술로 20여 년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김순성씨.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이웃돕기 위해 일부러 미용기술 배워
머리손질·목욕·집안청소 전천후 도움
남편실직등 '고된 시기' 불구 선행 지속
이웃과 인연 '깨달음' 고단함도 눈녹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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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있어 봉사는 인생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엔도르핀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대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힘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김순성(64) 씨.



현재 대한적십자회 가평읍 나눔의 봉사회 회장이기도 한 그의 나눔 실천인생은 20여 년 전, 미용기술을 배우며 본격화됐다.

김 회장은 "변변한 기술이 없어 남을 돕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때 친구가 던진 '미용기술' 카드는 적중했다"며 "생활비절약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실제로도 많은 도움이 돼 내겐 특별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미용기술을 배운 후 동료 등과 의기투합해 청소년 수용시설, 정신병원, 사회복지시설, 마을회관 등을 돌며 지금까지 이·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몇몇 거동이 불편한 이웃은 직접 찾아가 머리 손질 뿐만아니라 목욕과 집안청소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나서고 있다. 그렇게 쌓인 봉사시간이 1만7천 시간. 그것도 적십자 이름으로 한 봉사시간만 센 것이다.

김 회장이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은 1997년 IMF로 남편이 실직해 가정 내·외에 변화가 오면서였다.

김 회장은 알 수없는 무기력감에 몸도 마음도 무거워 삶을 끌어가기 어려웠는데, 그 와중에도 봉사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봉사요청으로 가평읍의 거동을 못하는, 남편과 비슷한 연배의 이웃을 찾았다. 그와 동료는 여느 때처럼 이발과 목욕 등의 봉사를 마쳤다. "너무 시원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눌한 말투로 이웃이 건넨 인사말은 김 회장을 길고 어두운 무기력의 터널에서 끌어냈다.

그의 눈빛을 본 김 회장은 가슴속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순간 가족들의 얼굴이 스쳤고 이내 그간 가슴앓이하던 근심과 걱정 등 억누름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김 회장은 "삶에 대한 감사함을 잊은 채 어리석게도 괜한 푸념을 하며 힘든 시기를 자처했다"면서 "풍요롭진 않지만 내 곁에는 건강한 가족이 있고 또 나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날의 깨달음이 얼마나 컸던지 당시 봉사 후 돌아오는 길에 차창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북한강 바람마저도 생생하다"며 "그날 이후 이웃들과의 만남을 인연으로 생각하고 봉사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입꼬리를 올렸다.

가평/김민수 기자 km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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