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인천 만석동 특색 살린 관광정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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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동
인천 동구 만석동(괭이부리)에서는 10여년전 주꾸미 축제가 있었다. 여러 도시에서 주꾸미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모방해 동구청의 후원으로 열린 만석동 주꾸미 축제였다. 만석동하고는 조금도 연관성이 없는 주꾸미를 만석동을 대표하는 것처럼 메인 이름으로 내세워 만석동 주꾸미 축제를 거행했으나 주민들로부터 관심받지 못한 축제였다.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3회까지 열린 후 폐지된 주꾸미 축제는 예산만 낭비한 사례였다.

얼마전에는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보고 체험하는 관광객 모집 계획도 있었으나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냐며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있자 흐지부지된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만석동에 청사초롱 벽화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마을 담벼락에 청사초롱 벽화를 그리고 한옥 풍의 외벽도 꾸민다는 것이다. 옛 주막촌도 조성해 술 마시는 시음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도 벽화 마을 조성에 찬성하고 나섰던 주민들이 찾아드는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인해 조용하던 마을이 시끄럽고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마을의 꼴도 더러워지자 후회하는 마을주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있는 만석동 주민들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만석동 고유의 정서를 해치는 술 부대들이 수시로 찾아와 술타령이나 할 장소가 되니 주막촌 계획도 반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인도 만석동 토박이로 주민들과 생각이 같다. 역사, 문화, 체육분야에서 인천을 대표하는 마을로 자랑스러워하는 주민들인데 만석동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는 청사초롱 조성계획은 무의미한 일이다. 청사초롱 계획을 내놓았으면 예산도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만석동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보다 만석동의 자긍심으로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잘 알고 있는 내용이 국내외로 알려져 수준있는 관광객들이 만석동을 관광코스로 잡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틀어 줄 것을 주문하면서 몇가지 제언을 하겠다.

첫째, 주거생활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석동에는 민속학적 소재가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증조부가 서해용왕의 딸과 혼인했다는 서해용궁과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마을이다. 어촌마을인 만석동에는 용왕에게 제사 올리는 당집이 있었다는 마을 어른들의 이야기를 어릴적 듣고 자랐다. 서해용왕을 모시는 당집을 조성해 놓는다면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지역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관광코스가 될 수 있다. 인천 8경 중 하나인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고 당집도 찾아 소원을 기원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된다.

둘째, 1897년 첫 종합운동회가 열려 인천 체육의 발상지이기도 한 만석동에서 1913년 4월 제1회 전조선 자전거 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103주년이 된다. 조선의 중심지 만석동 그라운드로 국내 선수들과 일본에서도 대표 선수들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였다. 이 대회와 엄복동 선수가 참가해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기를 거머쥔 뜻깊은 장소다.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명을 주었던 자전거 대회였다. 자전거 대회 장소를 제공한 만석동은 엄복동 선수를 배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엄복동 선수를 국민들에게 처음 알린 장소인 것이다. 제1회 전조선 자전거 대회 개최지와 엄복동 선수를 알리는 기념물 또는 기념관이라도 조성한다면 이것도 관광자원이다.

셋째, 만석동에 거주하며 마을 청소년들에게 인성 문화 예술교육에 힘쓰고 있는 작가 김중미의 괭이부리말아이들 소설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을 교육적 스토리로 해서 벽화 조성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교육적 탐방 관광코스로 기대되는 관광자원이다.

넷째, 만석동은 해양관광지로 일본에까지 그 명성이 알려져 있다. 일제 때 일본인들의 전용해양관광지였던 만석동 해수욕장은 갯벌이 탄력있고 부드러워 최적의 해수욕장이자 조선 최초의 해수욕장이라는 타이틀로 여러 일간, 월간지에 소개된 곳이다. 해수욕장은 아니어도 만석부두가 번성했던 시절처럼 바다낚시 관광객들이 다시 북적이고 낚싯배와 주변상가가 활성화되도록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무엇인지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만석부두의 번영과 관광명소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이강동 인천 중구 우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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