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주역(周易) 창에 비친 시국(時局)

손수일

발행일 2016-12-1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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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국면, 택화혁의 괘상에 해당
연못속에 불을 품고 있는 형상
연못은 백성, 불은 열기 등 상징
혁괘는 잠겨있던 민초 전면 등장
그 속에 밝은 문명 기운이 일어나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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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휘둘린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결의가 통과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절차가 속행되며 국가 명운이 비상한 국면에 들어섰다. 국회의 탄핵 결의 이후에도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와 이를 반대하는 맞불 시위도 등장하여 온 나라가 큰 변화의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변화의 국면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한국 정치문화의 혁신과 국가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운 곤경에 처할 위기이다.

만학의 제왕 주역은 동방성인 공자가 마지막 심혈을 바쳐 연구 주석한 인륜과 천하경륜의 경전으로 음양상대성 변화 원리에 바탕한 근본과학이다. 주역괘(周易卦)의 괘상(卦象)에는 세상의 천문(天文), 지리(地理), 인사(人事), 물상(物象)의 원리와 흐름이 함축되어 있다. 촛불처럼 흔들리는 현 시국을 주역괘(周易卦)에 비추어 본다.

국가나 개인의 흥망성쇠 변화나 자연계의 순환을 64괘의 음양 이치로 푼 것이 주역학(周易學)이다. 8가지 소상괘(小象卦) 즉 천(天 하늘), 지(地 땅), 택(澤 연못), 산(山), 화(火 불), 수(水 물), 뇌(雷 우레), 풍(風 바람) 괘 중 두 괘씩 아래위로 짝지으면 모두 64 대상괘(大象卦)가 된다. 64괘 대상괘 중 왕조가 바뀌거나 계절의 전환 같은 혁명적 변화의 상(象)이 49번째 택화혁(澤火革) 괘로 표현된다.

현재의 대통령 탄핵 국면은 택화혁의 괘상에 해당하며, 연못 속에 불을 품고 있는 형상이다. 연못은 어린 소녀, 백성, 민초, 기쁨 등을 상징하고, 불은 문명, 밝음, 열기 등을 상징한다. 혁괘는 평소 아래에 잠겨있던 민초 즉 국민이 전면에 등장하고 그 속에 뜨거운 열기 또는 밝은 문명의 기운이 일어나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이다.

택화혁 괘에서 택(澤, 국민)을 상괘(上卦)로 하여 상수(常數)로 고정시키고, 아래에 내재된 하괘(下卦)인 화(불, 문명, 밝음) 괘의 변화에 따라 향후 세태를 비추어본다. 하괘가 순조로워서, 천(하늘)괘로 바뀌면 택천쾌(澤天쾌), 산(山)괘로 바뀌면 택산함(澤山咸), 우레괘로 바뀌면 택뢰수(澤雷水)가 된다. 택천쾌는 강건한 군자의 세력이 소인을 몰아내어 대의(大義)를 결정짓는 상이며, 택산함은 소년 즉 참신한 지도자가 소녀 즉 백성의 아래에 내려와 받들고 음양조화의 후천세상을 여는 상이며, 택뢰수는 위에 머물던 강건한 지도자가 민정의 하단까지 내려와 힘찬 서정을 펼쳐 국민을 기쁘게 하는 상이다. 혁명적 변화가 시작된 지금, 택화혁의 하괘를 순조롭게 이루어, 올바른 품격을 갖춘 군자의 세력이 늘어나 소인배를 몰아내고 참신하고 강건한 지도자가 나와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게 되면, 이 나라는 새 힘을 얻고 다시 창성함을 이룰 것이다.

한편, 하괘가 수(水 유동, 험난함)괘로 바뀌면 택수곤(澤水困)이 되고, 풍(風, 바람, 나무)괘로 바뀌면 택풍대과(澤風大過)가 된다. 택수곤은 연못에서 물이 다 빠져나가 곤경에 처하고 택풍대과는 못에 물이 너무 많아 나무가 물에 매몰되는 형상이다. 불순한 의도와 파당적 욕심에 눈멀어 민주법치국가의 기본법을 무시하며 국민 여론을 오도하는 소인배 세력들이 득세하면, 국론이 사분오열되고 나라가 대혼란의 재앙에 빠지게 된다. 지금 시국이 택화혁의 하괘가 어지럽게 되는 형국을 따르면, 택수곤, 택풍대과가 상징하는 난국으로 치달아 온 나라가 화마(火魔)와 수마(水魔)에 함몰되고 말 것이다.

몰지각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빚어진 나라의 환부를 왜곡과 과장없이 심판하되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퇴진 문제는 나라의 국격과 기틀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승적 안목과 엄정한 법절차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택화혁(澤火革)의 괘상 풀이처럼 하늘의 명(天命)과 국민의 참 뜻에 진정으로 호응하여 지금의 어려운 정국을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타개하여 온 나라가 이롭게 살아나 뉘우침이 없게 되기 바란다.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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