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정부 3.0과 미디어 리터러시 3.0

이충환

발행일 2016-12-1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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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에 미디어전문가 꿈·희망 심어주고 싶어
드론촬영 교육·남동체육관 전용공간 마련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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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이맘 때면 공공기관들이 분주하다. 경영실적을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내년 봄 경영평가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성과급의 크기가 달라진다. 꼭 돈의 문제만은 아니다. 존재감과 자존심이 걸려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속해 있는 시청자미디어재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으로 출범했고, 올해 2월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경영평가란 걸 처음 받는다. 열정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모든 게 낯설고 어렵다. 이런저런 평가지표와 용어들은 어지럽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부 3.0'은 아주 난해한 녀석이다. 담장을 허물고,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소통·협력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실감할 수 있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쯤은 안다. 문제는 국민들이 미디어를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하며, 자신의 시각과 목소리를 오롯이 담은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내가 그것을 과연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굳이 경영평가가 아니더라도 '언론'과 '방송'이 삶의 대부분이었던 나로선 진작에 곰곰 생각해 봤어야 할 일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올 한해 추진했던 여러 사업 가운데 몇몇에서 의미 있는 답을 찾을 수 있겠다 싶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재작년 개관과 함께 '시청자교양아카데미'를 선보였다.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유명인사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였다. 인문학콘서트 형식이었는데 '방송의 사각지대' 인천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그런 식으로라도 방송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정관용 교수, 이영돈 PD, 이정민 아나운서, 진모영 감독, 이욱정 PD, 김학순 감독 등 많은 분이 방송과 영상과 새로운 미디어테크놀로지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강연했다.

올해는 대상을 학생으로, 현장을 학교로 옮겼다. 자유학기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해주고 싶었다. 미디어전문가로의 꿈을 키우는 계기도 마련해주고 싶었다. KBS, MBC, SBS 등 메이저 방송사의 협조를 얻어 PD, 기자, 아나운서들이 인천과 경기 여러 중학교에서 학생들의 꿈과 희망에 물을 주고 흙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드론'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다. 가히 혁명적이다. 방송에서 드론촬영은 이미 일반화됐다. 6mm 카메라를 다루듯 당연히 접근 가능한 미디어테크놀로지다. 마땅한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두 차례 특강을 통해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 터였다. 드디어 올해 3월 26일 전국 최초로 드론촬영 상설교육을 시작했다. 교육은 한 달 반에 걸쳐 진행됐다. 5월, 8월, 10월에도 이어졌다. 매번 수용 가능인원의 세 배가 넘는 수강희망자들이 몰렸다.

드론은 비 오고 바람 불면 날지 못한다. 대규모 실내전용공간이 필요했다. 인천광역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인천아시안게임 체조경기가 열렸던 남동체육관에 마련된 '드론 실내스타디움'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이런 공간을 시민들에게 제공한 것은 인천이 처음이다. 지난 9월 3일, 수강자로 선정된 104명의 시민과 함께 뜻깊은 개장식을 가졌다. 인천시, 드론협회, 남동체육관,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의 담당자들이 한여름 내내 머리를 맞대고 발품을 팔았던 결과물이다.

두 개의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나타났고, 더 확장해 보고 싶은 욕심도 가지게 됐다. 학교현장에서는 강연자와 좀 더 많은 학생의 대면(對面)이 가능한 최적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드론촬영교육은 창업과 창작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 의미 있는 답 위에 놓인 또 다른 숙제들이다. 내년에는 체험교육용 미디어버스, 가상현실(VR) 프로그램, 1인 방송시스템까지 도입된다. '미디어리터러시 3.0'의 시작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나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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