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연의 영화 톡 세상 톡]사라진 여성들의 연대: '미씽: 사라진 여자'

극단적 상반된 그녀들 연결에도
시어머니의 자리는 없는 걸가?

경인일보

발행일 2016-12-15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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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연 영화평론가
그녀는 중국에서 왔다. 한국말도 서투르지만 사정이 급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벅찼다. 이웃 보모 아주머니의 조카라고 하니 믿어도 좋을 거라 여겼다. 그녀를 소개받은 날, 엄마의 품에서도 울며 보채던 아이는 그녀의 노랫가락에 금세 잠이 들었다.

그녀 역시 아이를 소중히 여겼기에 점차 신뢰가 갔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졌다. 아이와 함께. 아이를 찾기 위한 필사적 노력은 타인의 상처를 더듬으며 여성으로서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다. 탐정·추리물의 장르적 외피를 입은 영화는 어린 다은의 실종으로부터 시작한다. 아이를 찾기 위해서는 보모 한매를 찾아야 한다.

이렇게 영화는 다은의 실종을 징검다리 삼아 한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러나 그녀를 추적하며 지선이 확인하는 것은 아이의 행방이 아니라 한매가 겪은 비극적 삶의 흔적들이다. 그것은 결혼이주민 여성과 워킹맘이라는 개인과 상황의 특수성을 넘어 모든 여성에게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적용되는 차별이며 폭력이다.

애초에 충돌하는 듯이 보였던 한매와 지선의 모성은 공감이라는 과정을 거쳐 연대로 이어진다. 결국 '사라진 여자'라는 부제는 한매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은폐되고 왜곡된 채 세상의 뒤편으로 사라져야만 했던 여성의 삶 자체였던 것이다.

한국영화로서는 드물게 여성 투 톱을 전면에 내세워 여성의 삶을 복권시키고자 한 시도에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이들에게 시어머니란 여전히 적대적 존재인 듯하다. 시어머니는 모성과 여성의 또 다른 이름이라기보다는 단지 남편의 어머니일 뿐이며, 끔직하고 집요하며 폭력적인 중성적 존재로 그려진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극단적으로 상반된 입장까지도 뛰어넘는 그녀들의 연대에 시어머니들은 끼어들 자리가 없는 것일까? 아마도 현실의 흔한 사례들에 대한 전형적 묘사겠지만, 그들까지도 끌어안는 깊이 있는 기획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대연 영화평론가 (dups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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