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월요논단]미래교육 준비, 어디까지 왔나

교육 분야 국책연구원장 한자리
미래 정책·학교과정등 머리맞대
인성·학문·자아정체성·창조성…
성장 단계별로 중점내용 차별화
교사 양성체제도 전면수정 필요
일부 개선 아닌 시스템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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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교육 정책세미나에 참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장,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주제발표를 했는데, 이처럼 교육분야 국책연구원장이 한꺼번에 참석하여 세미나를 한 사례는 아마 처음일 것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래 대한민국의 교육정책, 학교, 직업교육, 교육과정을 주제로 논의하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미래사회의 변화 속도와 범위는 엄청날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의 미래기술이 바꿀 세상을 상상해보라.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미래는 10년 후, 2030년 등을 상정하는데, 이것은 먼 훗날이 아니라 우리 코앞에 와 있는 미래이다. 10년 후에는 현재의 직업 702개 중 단순반복적 작업인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학자가 있다. 또한 파괴적 기술로 인해 2030년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고, 소멸되는 대표적 직업을 예시한 학자도 있다.



하지만 직업이나 일자리 감소를 두려워하거나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빅데이터, 3D프린터, 드론, 무인자동차 등 미래혁신기술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며, 26억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할 것으로 예측하는 보고서도 있다. IT·로봇, 금융, 의료복지, 환경·에너지, 문화예술, 생활·여가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는 미래기술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부와 교육기관이 미래사회와 직업세계의 변화 등에 관해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 각급 학교에서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교사양성기관에서는 그들을 가르칠 교사를 길러야 한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창의성, 다양성, 인성을 갖춘 인재다. 미래에도 사람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큰 가르침은 여전히 인성이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예, 효, 배려, 소통, 정직, 존중, 책임, 협동 등의 심성은 미래에도 긴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학에 부정입학하여 사회에 충격을 준 학생이 고3때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글이 많은 청소년들을 절망에 빠뜨렸다. 이 사람에게서는 남에 대한 예의, 배려, 존중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인간의 뇌보다 능력은 엄청나게 크면서 파괴적 인성이 학습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나오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미래사회를 대비한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에서는 중점 내용이 달라야 한다. 미래에도 가정과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도덕적 판단능력을 관장하는 뇌의 전두엽은 10살 이전에 발달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기초학문을 가르치면서 자아정체성 확립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창조성교육과 실용적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

미래교사를 길러낼 양성체제와 교육과정도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현재는 보육교사, 유치원교사,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를 각각 분리된 기관에서 별도의 교육과정에 따라 양성하고 있다. 또한 아직도 많은 교사는 지식 보유자로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똑같은 나이의 학생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똑같이 정해진 시간동안 똑같은 방식으로 가르치는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모든 지식은 인터넷에 있으므로 교사는 각 학생에 맞게 학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은 교사에게 교수 방법이나 기법 등을 개선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고, 교육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해결될 수 있다.

미래교육 정책세미나를 마칠 때, 총론만 말하고 있지 각론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숲의 큰 그림을 따라 어떻게 나무를 가꿔야 할지, 이제 교육부와 교육청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고민해야 할 몫이다.

/이재희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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