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인일보 신춘문예]소설부문 당선소감/최은

"영상시대의 글쓰기는 더 큰 노력 필요"

경인일보

발행일 2017-01-02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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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 단편소설 당선자

정신없이 바쁘던 오후, 진동하는 핸드폰을 보고도 못 받았다. 일하는 데가 창구라 개인 전화는 편히 못 받는 편이다. 곧이어 울리는 회사 전화는 재깍 받아, 매번 하는 똑같은 멘트를 읊었다.

말하며 그간 신문사 기자 고객은 못 접해봤다고 생각하는데, 당선 소식이었다. 그날 오후는 업무 실수를 하지 않았나 두 번, 세 번 살펴봐야 했다.

대학 졸업 후 어떤 식으로든 거의 쭉 돈을 벌어왔다. 모든 사회인이 그렇듯 때론 똥밭을 구른다고 생각될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이 좋았다.

자신의 어떤 것을 세계에 내다 팔며 자기를 먹여 살리는 일은 그 자체 지고의 예술이다.

운 좋게 진짜 예술의 영역에 첫 발을 내딛게 됐지만, 평범한 직장인일 수 있는 사람이 예술도 잘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예술은, 좋은 글은 눈먼 채 천상을 더듬는 태도가 아닌 눈이 빠질 정도로 세상을 노려보고, 때론 흙바닥에 혀를 대는 용기이기 때문이다.

설탕과자 같은 글, 반대로 단순한 천박과 잔인을 쿨함이라 착각하는 글, 남들 다 살기 힘든데 자기연민이 뚝뚝 흘러넘치는 글, 자족이 소통보다 앞서는 글, 쓰나마나한 글은 안 쓸 거다.

이 화려한 영상 시대에 글이라는 지난 세기의 표현 방식을 붙들고 있다는,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좌표 파악에서 늘 출발할 것이다. 기계처럼 바지런히 써 석(石) 중에 옥(玉)을 독자 분들께 최대한 빨리 내밀고 싶다.

졸고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 강영숙 선생님, 격려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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