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인일보 신춘문예]소설부문 심사평/김별아 소설가·방민호 평론가

욕망·교환의 세계 사실적 묘파

경인일보

발행일 2017-01-02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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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신춘문예 심사8
심사중인 김별아(왼쪽) 소설가와 방민호 평론가.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신인의 패기 '호스트바' 정면으로 다뤄

"욕망과 교환의 세계를 묘파한 수작."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심지어 일말의 개연성도 없이 지독히 작위적인 하급이다. 이런 마당에 기어이 쓰는, 쓸 수밖에 없는 소설이라니!

161편의 응모작 중 심사자들이 마지막에 논의한 작품은 4편이다.

'시취의 기록'은 문장이나 표현은 안정적이나 소재들이 분산되어 명료한 주제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불분명한 복선 등 혼란스러운 디테일을 정돈할 필요가 있다. '초대'는 안정된 문장에 소설적인 구조를 갖췄으나 결말 처리가 미흡하고 주제가 이야기를 앞서 끌고 나가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포근하고 복슬복슬한'은 있고도 없는 '토끼'를 잡는 헛짓을 통해 대기업이라는 조직의 허상을 드러낸 우화다. 일단 잘 읽히고 세부적인 장면 묘사가 생생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영논리의 야만성을 드러내기에는 비유와 상징이 허술하고 철지난 것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켄의 세계'는 이를테면 황석영의 1974년 작 '장사의 꿈'의 2016년 판으로, 근래에 뜻하지 않게 온 나라의 평범한 사람들까지 엿보게 된 '호스트바'와 '선수'의 세계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전망과 출구를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욕망과 교환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파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인다운 패기와 신인답지 않은 성실성이 당선작으로 결정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세상은 중하고 급한 문제들로 가득 차 있고 많은 소설들이 세상보다 뒤처진 채 허덕거린다. 시대와 세태의 변화를 예리하게 감지하는 촉수를 곤두세우고 다만 반걸음이라도 세상을 앞서 나가려 애써야 마땅할 터이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당선자를 포함한 모든 쓰는 이들의 용맹정진을 빈다.

■심사위원

김별아(소설가)
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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