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신년특집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주거문제 다루는 '민달팽이 유니온' 정남진 사무처장

청년 매개로 주거정책 변화

공공성 초점 임대사업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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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입주자격 등 제도 개선 노력
'사회적 주택사업' 활발히 진행
소득만으론 집 살수 없다는 모순 극복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청년이 집을 사려면 예수님보다 오래 살아야 합니다." 지난 9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민달팽이 유니온은 한국 사회의 부동산 문제를 이렇게 꼬집었다.

주거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민달팽이 유니온(이하 민유)은 지난 2013년 평당 임차료를 따지면 타워팰리스보다 고시원(서울시 평균)의 임차료가 더 비싸다는 자료를 내놓아 유명세를 탔다.



3년이 지난 지금, 민유는 LH가 공급하는 사회적 주택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활동 분야를 넓혔고 청년 주거 공동체인 민달팽이 주택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남진(32) 민유 사무처장은 "민유는 청년 주거 실태를 파악하고 제도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을 운영하며 조합 출자금으로 건물을 장기 임대해 다시 조합원에게 낮은 가격에 임대하는 일을 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이들의 제도 개선 노력도 실제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민유는 지난해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을 위해 정부가 공급하는 '행복주택'이 입주자격을 '재직 중인 청년'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정부는 예술인, 프리랜서, 창업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계층도 행복주택에 입주할 수 있게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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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정 사무처장은 "주거 정책에서 '청년'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게다가 청년만을 강조하다보니 새로운 제도와 법들이 일부 소수의 젊은 사람들을 위한 '시혜'로 비쳐지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유가 바라는 것은 '청년'이라는 매개를 통해 한국 사회의 주거 정책이 변화하는 것이다. "소득만으론 살아 생전 집을 구입할 수 없다는 모순을 극복하는 게 민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민유는 사회적 주택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LH가 매입한 주택을 임대받아 대학생·취업준비생·사회초년생에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사회적 주택인 부천시 송내동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44세대는 입주자 선정을 마치고,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정 사무처장은 "뉴스테이 같이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임대 주택 사업은 '이윤'이 우선될 수밖에 없지만 민유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잘 해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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