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외치며 경찰과 충돌막는 가교역할
단체명의 '혁명' 4·19 숭고한 의미 담아
교육 개혁·학생인권 보장 등 활동 계속할것
촛불집회에서 주체적 시민으로 부상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외친 청소년은 우리나라 역사의 한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정치적 무관심층으로 치부됐던 청소년들은 평화를 외치며 경찰과의 마찰을 빚는 일부 어른들을 차단하고 늦게까지 남아 집회로 발생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촛불집회가 평화집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가교적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소년들이 세상을 바꾸는 주체로 결집할 수 있도록 도운 '전국청소년혁명' 정진우(18) 공동대표는 "학생들이 공부나 할 것이지 정치를 알지도 못하면서 참여하려고 하냐는 말도 수없이 들었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한 주체로 집에 앉아 가만히 공부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며 "우리부터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현 시국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촛불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선출된 지도층이 개인의 안위와 친분을 위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불공정한 사회를 바로 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초창기 참여인원이 10명도 채 안됐던 이들은 2차 집회에 500여명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열린 7차 집회에는 1만명이 운집하는 등 점차 늘었다.
같은 목소리를 확인한 청소년들은 수도권의 중고생혁명과 지역의 중고생연대를 통합해 '전국청소년혁명'을 만들어 자신들이 처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지난 17일 '박근혜 퇴진 중고등학생 집회'를 마지막으로 열고 집회 참여를 마무리 했지만, 앞으로 교육체제의 개혁과 학생인권 보장 및 청소년 선거권 부여 등에 관한 학생 운동 활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정 공동대표는 "3·1운동을 이끌었던 16세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4·19혁명을 일으킨 대구 고등학생, 계엄군의 총칼 앞에서 당당했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중고생들은 나라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맞섰다"며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회운동단체로 성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단체명에 '혁명'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다른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중고생이 희생됐던 4·19혁명 등의 의미를 담아 명명했기 때문에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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