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왕건 vs 남지사

김학석

발행일 2016-12-2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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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호족연합'·'연정'으로 화합 유도 닮은점
대권 꿈꾼다면 '대한민국 리빌딩'위한 메시지 던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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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석 정치부장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한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혼돈과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과 촛불시위, 여권발 분당에 따른 정계개편 등 정치권도 요동치고 있다. 당초 내년 연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시기가 결정된다. 정치권에선 자신들 입맛에 맞는 '벚꽃대선' '썸머대선''단풍대선' 등 대선 장날을 예측하며 정국을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현재로선 대선이 언제 열릴지 신도 모르는 형국이다. 여권의 분당으로 국회는 26년만에 4당 교섭단체 체제로 바뀌었다. 가히 춘추전국시대이고 제자백가들은 대권욕에 사로잡힌 군웅들과 민심을 잡기 위한 본격 대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격동의 후삼국 시대를 평정한 고려 태조 왕건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 정국이 후삼국 시대만큼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더불어 왕건 같은 리더가 나타나 통일 한국을 이끌어 주기 바라는 심정이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자연스레 대권 주자 중 유일하게 왕건의 성장배경과 정치이력 등 동선이 상당부분 겹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둘은 태생이 금수저이고 선대가 상인 호족 정치인이다. 유복한 집안으로 구김살없이 낙관적이고 어려서부터 해외견문을 쌓았다. 이를 통해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다양성과 개방성을 인정하며 실용적인 감각을 익힌 것으로 분석된다. 왕건은 궁예의 카리스마와 견훤의 저돌성을 뛰어 넘는 리더십을 갖춰 후삼국을 통일했다. 혼돈의 시대를 호족 연합과 연정을 통해 화합의 시대로 이끌어내는 면도 닮았다. 왕건은 통일과정과 통일후에도 왕권 안정및 강화를 위해 호족세력 29명과 혼인정책을 통해 호족연합의 화합정치를 펼쳤다. 현대판 연정이다.

남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연정'은 이제 초기 혼란을 뛰어넘어 시스템에 따른 완숙기에 접어들어 화합형 정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 출신이란 공통점도 있다. 송악출신 왕건은 영남(신라)·호남(후백제)의 민심을 화합으로 통합해 진정한 통일 고려시대를 열었다. 남 지사는 수원출신으로 4색 당파에다 영·호남 패권으로 나누어진 지역감정을 화합으로 극복해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왕건이 호족 연합을 통해 통일을 이뤄냈다면 남 지사는 통일의 과제를 안고 출발할 시점이다.

궁궐건축이란 인연도 닮아있다. 왕건이 송악에 만월대 궁궐을 지었다면 남 지사는 광교산 자락의 광교 신도시에 도청 신청사를 짓고 있다. 광교(光敎)산은 원래 광악(光岳)산이었으나 928년 왕건이 견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 산 위에서 이상한 광채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어 빛의 가르침을 뜻하는 광교산으로 명명한 것이다. 이곳은 도선국사가 수원권 3대 명당으로 손꼽았던 터이다. 절묘한 동선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1018년 고려 현종때 중국을 본떠 경기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 2018년이면 경기명칭 탄생 천년이다. 지금부터 대한민국 심장부인 경기에서 또다시 새천년의 시작이 울렸다.

우리 국민들은 현재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을 희망하고 있다. 혼돈의 정국을 거두어 내고 밝고 맑은 투명사회로의 진입을 갈구하고 있다. 대권을 꿈꾸는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국민을 위한 정책대안은 외면한채 지지율 상승을 위한 현 정부 헐뜯기와 상대후보 깎아 내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모름지기 대권을 꿈꾼다면 경륜과 그동안의 성적표를 토대로 남 지사처럼 대한민국 리빌딩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를 던질때이다. 과연 누가 왕건 따라잡기에 성공할까.

/김학석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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