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폐경, 인생의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때

기대수명 늘어도 폐경나이 불변
호르몬 치료 등 증상 맞는 처방

경인일보

발행일 2017-01-10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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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로겐 결핍 알츠하이머 연관
피부노화·우울·스트레스 복합현상


김미란
김미란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동서고금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여자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바로 폐경이다. 폐경은 난소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여성호르몬이 거의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월경이 영구히 없어지는 현상이다. 인류문명을 통해 지식수준도 생활환경도 기대수명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늘었지만, 폐경의 평균나이인 만 50세에서 52세는 인류 역사상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절대 진리다.

대한민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80세가 훌쩍 넘었으므로 50세 전후에 폐경이 일어난다면 전체 삶의 40%정도를 폐경 된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즉 폐경은 노년기에 접어드는 징조가 아닌 향후 인생의 새로운 계획을 설계할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여성의 폐경 시기엔 보통 퇴직, 가족이나 부모의 죽음, 노약한 부모나 친지를 돌보아야 하는 의무감, 자녀들의 진학과 분가 등의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폐경까지 겹치게 되니 우울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에스트로겐 농도의 감소로 초래할 수 있는 갱년기 증상은 무배란, 불규칙한 월경, 안면 홍조나 발한, 초조·긴장·우울 등 정신과적 증상, 질 상피세포의 위축으로 인한 성교통 등이 있다. 피부의 노화는 연령, 호르몬, 환경 등이 관여하는 복합적인 현상이라 에스트로겐의 결핍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나,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함에 따라 주름, 건조, 위축 등이 나타나는 건 사실이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에스트로겐은 노화에 따른 혈관의 변화를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폐경이 되면 이런 긍정적 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심혈관질환이 증가한다. 골이 파괴되는 흡수속도가 생성속도보다 훨씬 빨라져 골다공증도 많아진다. 여성의 알츠하이머병이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결핍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도 많다. 골다공증이 동반된 노령여성에서 인지기능의 감소가 더 심하며, 내인성 에스트로겐 생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만한 여성에서 위험도가 떨어진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이토록 폐경은 단순히 에스트로겐이 안 나오고 월경을 안 하는 자연적인 생리현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는 폐경 후의 삶에 대하여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폐경 후 모든 증상은 호르몬치료를 통해 꽤 많은 부분을 좋게 되돌릴 수 있다. 호르몬치료의 득과 실은 개개인의 처해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폐경 후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김미란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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