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새해의 역설 '갈수록 힘 나는 사회'

최재훈

발행일 2017-01-1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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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보통 해가 바뀌는 신년이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마련이다. 이는 새해를 설계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새해 풍경은 1년 중 가장 활력이 넘치고 생기 있어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사회 분위기가 이 상식의 틀에서 한참 벗어난 듯하다. 활력과 생기보다는 불안과 침체가 더 어울리는 분위기다. 이러한 부정적 기운은 한 발짝만 나가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다.

얼마 전 의정부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살 맛이 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상인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니 어떻게 살라는 건지…"라며 한숨 섞인 푸념을 했다. 상인의 푸념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 게 더욱 심각하다. 경기 북부지역 경제인과 상인들의 기대심리는 이처럼 바닥이다.

굳이 중앙 정치권의 소요를 들먹이지 않아도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김영란법'의 여파와 연말 마치 후속타처럼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은 새해 기대감마저 날려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북부지역 주요 행정기관이 밀집한 의정부 식당가는 냉기가 감돌며 위축되다 연말에는 예년에 없던 초 불황을 맞아 전의마저 상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양주와 포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양계농가와 관련 업계를 초토화했다.

지역 기업인들도 아우성이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매우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일선 기업인들은 사상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금융권의 문턱은 중소기업에 여전히 높고 그나마 숨통을 터주던 정책자금도 올해는 부족할 것이란 예측이 나돌며 기업인의 신년회 자리는 '넋두리 자리'로 변했다. 이처럼 지역 경제전망이 어둡자 민심 또한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악화일로에 있다.

예전에 귀로만 전해 듣던 '빈부격차'가 이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실이 되다 보니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적 박탈감으로 바뀌고 부의 대물림은 '금수저', '흙수저'로 당연한 것을 넘어 정당한 것으로 보는 세태가 만연하는 부정적 현상이 사회 전체로 전염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우울한 새해가 시장 상인의 말처럼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회'가 아니라 '갈수록 힘이 나는 사회'로 가는 '진통의 시기'라고 믿고 싶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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