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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신공]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고장 역사/조선시대 아전들이 근무하던 통진 이청

수령과 백성 잇는 '토착세력 6방' 횡포 원성 듣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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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 이청 복원 건물(정면, 측면) /부흥고 제공

경기 서부지역인 김포에는 통진 이청, 통진 향교, 통진 현감·부사 선정비 등 '통진' 지명을 붙인 유적지들이 남아 있답니다. 월곶초등학교와 과거 월곶면사무소 주변에 모여 있지요. 그곳이 조선 시대 통진 동헌을 비롯한 여러 관아가 설치됐던 읍치가 있던 곳이기 때문이지요.

통진 이청 유적지는 행정 구역 이름이 같은 통진읍이 아닌 인접한 군하면에 있답니다. 행정구역상 도호부였던 조선 시대 통진의 관할 지역은 문수산성 남동쪽의 월곶면, 통진읍, 하성면 일대였답니다.

통진은 한강 하류의 평야 지역으로 물자가 풍부하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이었으며 군사적으로도 서울로 들어가는 한강 입구를 방어할 수 있던 요충지였답니다. 고려를 침략했던 몽골군도 강화도로 천도한 고려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이곳에 군사를 주둔시키기도 했었지요.



이처럼 입지적으로 중요했던 통진은 조선 초기부터 꾸준히 인구가 늘고 영역이 넓어져 숙종 20년(1694)에는 현에서 도호부로 승격돼 경기 8도호부 가운데 하나가 됐답니다. 통진 이청이 있는 월곶초등학교와 과거 월곶면사무소 주변이 바로 통진 도호부의 중심이었던 것이지요.

월곶초등학교 정문 앞에 서면 왼쪽으로 새로 단장한 통진 이청 건물을 볼 수 있답니다. 원래 이곳에는 이청을 포함한 여러 관아 건물들이 모여 있었답니다. 통진 이청 유적지 안내 표지판을 살펴보면 당시 관아 건물들의 배치와 위치,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청 건물은 팔작지붕을 얹은 건물로 앞에서 보면 7칸, 옆에서 보면 2칸으로 모두 14칸의 건물이랍니다. 왼쪽에는 부엌과 방을 뒀고 오른쪽에는 대청을 뒀지요.

통진읍지 기록에 읍치에 속한 대부분의 관아가 고종 6년(1869) 백낙선이 도호부사로 근무하고 있을 때 중수됐다고 하니 이청 건물 역시 150여 년 전 현재 구조와 비슷하게 보수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답니다.

여러분들의 눈앞에 있는 이청 건물은 2013년 9월 복원해 새 단장을 끝낸 것으로 갓 지은 집 같은 느낌이 물씬 나지만 이곳이 조선 시대 통진 지역의 아전들이 근무했던 행정 관아였답니다.

이곳 이청에서 근무했던 아전들은 어떤 사람일까요? 조선 시대 지방에서는 수령들이 행정권, 사법권, 군사권, 조세 징수권 등 맡은 지역에 대한 거의 모든 권한을 행사했고 그 아래의 아전들이 자신들에게 부여된 고유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령을 보좌했지요.

아전들은 통진 지역의 행정 실무를 담당했던 토착 세력들이었던 것이지요. 호구를 조사하거나 조세나 공물을 거두기도 했고 역을 징발하는 일 등을 맡았었지요. 중앙 정부 조직에 6조가 있듯 지방에는 아전으로 불리는 6방이 있었지요.

그들은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정해진 기간을 다하면 교체되는 수령들과 백성들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고 백성들의 삶에도 관여했답니다. 그런데 아전들은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그 주된 이유는 아전들이 조세와 공물을 거두는 과정에 백성들을 힘들게 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전들이 농민들을 착취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아전들이 받을 수 있는 급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이 얼마나 빈번했든지 목민심서를 비롯한 여러 기록에는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던 그 문제점들을 노골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답니다.

백성은 토지를 논밭으로 삼지만, 아전들은 백성을 논밭으로 삼는다. 백성의 껍질을 벗기고 골수를 긁어내는 것을 농사짓는 일로 여기고, 머릿수를 모으고 마구 거두어들이는 것을 수확으로 삼는다.- 목민심서, 정약용

통진 이청 오른편 과거 월곶면사무소 안에 있는 아름드리 고목과 수령들의 행적을 기리기 위한 빛바랜 통진 현감·부사 선정비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통진 이청 주변이 옛 통진 도호부의 읍치가 있었던 곳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답니다.

/김효중 부흥고 교사

※위 우리고장 역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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