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독도 소녀상과 연정

김성규

발행일 2017-01-1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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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부산 소녀상 철거 논란전 계획된 사안"
연정 외치는 남지사 "독도·소녀상 구별" 어정쩡 입장
공론화 거쳤는데 도지사 다른 목소리 연정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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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사회부장
혼란스럽다 못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정유년(丁酉年) 새해 벽두가 시끌벅적하다. 420년 전 이순신 장군이 상유십이(尙有十二·저에게는 아직도 열 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외치며 300여 척의 대일본 군단을 명량 앞바다에서 수몰시키며 대승을 거둔 해이기도 하다. 운명의 아이러니인가? 최순실 비선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내환(內患)과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망언을 서슴지 않은 일본정부의 외환(外患)이 겹친 게 임진왜란 당시의 국내 정세 상황과 너무 닮아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에 우리 정부의 외교적 기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도 서애 유성룡과 같은 대인이 없는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에 국민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그래도 촛불을 태워 광장으로 모여든 민심이 살아있고 외국 언론들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바로 그 꺼지지 않는 촛불이라고 인정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망언은 뜻하지 않게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회장·민경선 도의원)가 독도 소녀상 건립을 위해 지난 16일 도의회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가 별도의 이슈로 진행되는 와중에 '독도 소녀상'이라는 폭발력 강한 두 이슈를 한데로 묶은 대반격이 정부도, 광역자치단체도 아닌 광역의회에서 화두를 내던진 것이다. 그동안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연정 실험과 이를 둘러싼 도의회 정파 간 싸움 등에 지쳐온 터라 도의회의 독도 소녀상 건립 추진 발의 자체만으로 경기도민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방의회에서 추진되는 독도 소녀상 설치문제가 일본의 망언 발언과는 별개로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합쳐서는 안된다며 내홍을 겪고 있다. 정작 독도를 지역구로 둔 경북도의회 의원들은 독도 소녀상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릉도(독도 포함)를 지역구로 둔 남진복(58·독도수호특위 위원장) 경북도의원은 "독도는 영유권 수호 차원이고,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인데 둘을 섞어 놓으면 각각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경선 도의원은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려는 계획은 부산 소녀상 철거 논란이 발생하기 전 공론화를 거친 일"이라며 장소의 적절성 논란은 충분한 대화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문제는 연정을 외치는 남경필 도지사의 어정쩡한 입장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설치문제에 대권후보로서 목소리를 높여오던 남 지사가 독도와 소녀상은 구별해서 봐야 할 중대사안이라며 경북도지사와 경북도의회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교적 민감한 사안이라 정부와 외교부가 직접적인 입장표명은 어렵더라도 남 지사는 경기도의회와 같은 목소리를 내야 옳다고 본다. 연정이 무엇인가? 도의회가 공론화를 거쳐 합의된 사안에 도지사가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연정의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싶다.

지난 2005년 3월 일본 시마네현 지방의회가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독도를 지칭하는 일본말)의 날로 제정해 한·일간 외교적 분쟁을 촉발했어도 아직까지 흔들림없이 매년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반면교사 삼을만하다.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은 다음 달 8일 시·도의회 의장단협의회에 독도 소녀상 설치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키로 하고 전국 시·도의회를 일일이 다니며 협조를 구하겠다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나라를 지켜내고 애국심을 발휘하는 표현방식은 각자 다르겠지만 경기도의회의 독도 소녀상 설치 추진 어젠다의 동력은 어떤 이유로도 시들해져서는 안 된다.

/김성규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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