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선진국 문턱에 서서

최계운

발행일 2017-01-2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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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고 너만 문제' 따지기전
각자 자기역할 못함을 반성하고
신뢰·배려 사회분위기 조성 필요
세계변화 선도 창조성 기르고
문화시민의식·자긍심도 키워야
이를위한 국민공감 얻는 노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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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외국생활에서 국적기만 보아도 가슴이 뭉클했던 20년 전 OECD 가입은 우리에게는 획기적 사안이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요즈음의 우리 사회는 너무 안타깝다. 헬조선, 3포시대, 흑수저 등 자부심보다는 자신과 나라를 깎아 내리는데 열심이다. 그것은 선진국 시민으로서 올바른 모습은 아니다. 선진국이 과연 어떤 나라를 지칭하는지를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았다. 경제개발이 앞선 나라를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에 대비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해 놓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고소득국가인 중동 산유국 등은 선진국이라 불리지 않는다고 했다. 경제적 발전은 과학, 기술, 정치, 사회제도나 문화적 측면의 발전이 전제되기 때문에 선진국은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이들을 망라한 종합적인 판단아래 비교 우위적인 나라가 선진국으로 불린다고 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9위수준이고, 세계 6위의 수출대국이 되었다. 지난 25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우리를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 칭하기에는 미진하다. 경제 쪽에서도 부정적 이슈가 하루가 다르게 언론을 뒤덮고 있고, 38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삶의 질 28위, 환경 질 37위 등 각종 지표는 우리가 자긍심을 갖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들어 고급두뇌유출도 급격히 늘고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서도 뒤지고 있으며, 이른바 리셋 국정 하에 정책의 연속성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5년마다 서랍 속에 들어가는 한국의 경제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지속적 투자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정치권의 무감각한 요구에 춤을 추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도 문제이지만 이를 묵인하고 있는 국민들의 책임도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완전한 선진국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 첫째는 우리 자신과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재벌이 문제이고, 공무원이 문제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된 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자기가 있어야 할 곳에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고 너만 문제라는 의식을 버리고, 자기의 위치에서 어떻게 고치고 바뀌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로, 신뢰와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의 큰 문제는 신뢰가 결여된 사회 속에 있다는 것이다. 내가 권력과 가깝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생각하니 권력층과 가까워지려고 하고, 그 속에서 부패나 비리가 생기고 소외된 사람들의 원망이 늘어나게 된다. 정부와 시민, 공급자와 수요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윗사람과 아랫사람간 서로 어떻게 신뢰를 늘릴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자료들이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셋째로는 그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그 저력을 다시 복원하거나 혁신해야 한다. 지난날우리의 발전 근간에 우수한 교육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교육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큰 영토나 풍부한 자원을 갖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변화를 미리보고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창조성을 기르고 협력과 배려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내도록 바뀌어야 한다. 공직자들의 자세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공복 자세와 투철한 국가관과 희생정신, 미래를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넷째로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 문화시민의식의 배양과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장기간의 플랜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방황을 이제 마감하고, 자랑스러운 내 나라, 내 자손들이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기에 모두 함께 하자.

/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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