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약속어음 vs 현찰

김학석

발행일 2017-02-06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정치권, 조기 대선 겨냥 표심잡기용 장밋빛 공약들
재원마련 구체 계획없는 공약, 국민들이 심판해야
대선열차 이행 가능한지 두 눈 부릅뜨고 골라타야


2017020501000324500014631
김학석 정치부장
대선이 임박해오고 있음을 온 국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빠르면 벚꽃 필 무렵부터 늦으면 연말까지 기간도 정해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인용 또는 기각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모양새다. 한쪽은 조기 인용을 주장하고 또 다른 진영은 기각을 주장하며 주말마다 광장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조기 대선을 겨냥해 한치도 양보없는 대국민 민심잡기에 나섰다. 줄잡아 여야 정치권 등에서 20여명 정도가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권 전체가 과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치러진 역대 6번의 대통령 선거보다 더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덩달아 제자·백가들도 주군을 옹립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면서 표심잡기용 장밋빛 공약 남발로 정국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하고, 서민·자영업자를 위해, 학부모·학생들을 위해, 지역경제를 위해, 국가안보를 위해 등 전 국민 모든 계층·지역·세대를 위해 세금을 풀고 제도를 뜯어고치겠다고 각종 약속어음을 남발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만남부터 모병제 실시, 복무단축, 사교육 철폐, 수도이전, 아이 많이 낳기, 일자리 몇 백만개 창출, 규제철폐, 청년수당, 국민소득·토지배당 소득 등 듣기만 해도 국민 모두의 배가(?) 부를 지경이다.

반면에 눈 씻고 찾아봐도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국민 희생을 강요하는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증세는 표가 안되는 것은 물론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내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재화는 유한하고 한정돼 있다. 지금도 예산은 늘 부족하다. 국민 숙원·현안 사업들이 예산 부족으로 늦어지고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새로운 복지와 정책에는 반드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세금을 신설하든지 기존 정책을 폐지해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없이 장밋빛 공약 남발로 표를 사겠다는 후보를 이제는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많은 공약을 발표했다. 약속어음을 받아 든 국민들은 5년 임기가 끝날 때마다 부도난 수표를 막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심지어 '747'이라고 듣기만 해도 기분좋은 '세계 7대 강국 국민소득 4만달러 7% 경제성장'이란 공약이 등장했었다.

일각에선 공약을 믿지 않는 국민들을 겨냥, 주술에 가까운 '10년 주기설'도 등장했다. '6·10' 민주항쟁으로 쟁취한 헌법체제 속에 진행된 역대 대선결과, 처음에는 보수 우파 진영이 10년을 집권했다. 이후 진보 좌파 진영이 10년간 정권을 잡았으나 또다시 보수진영에 10년을 내주었다. 이로인해 정치권에선 10년 주기설이 정설처럼 퍼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진보진영 쪽이 대권을 잡을 것이라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여론조사 결과도 진보 인사들의 대국민 지지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보측 대선후보들의 지지도가 50%를 훌쩍 넘고 있다. 반면에 보수 진영 후보의 합계 지지율은 고작 20%를 넘나들고 있다. 이를 반영해 시중 술자리에선 주관자가 술잔을 어디로 돌릴까를 고민하면서 우스갯소리로 '좌익척결 우익보강'을 외치고 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정국의 민심을 술잔에 빗대서 좌우측으로 돌리는 씁쓰레한 현실이 서글프게 다가오고 있다.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 세대교체 등을 외치는 대선후보들이 저마다 통일한국 시대를 열겠다며 화려하게 치장한 대선 열차를 출발시키고 있다. 어떤 대선열차가 종착역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승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약속어음도 이행이 가능한 지 확인하고 승선해야 한다. 그동안 발행된 약속어음에 속지 말고 즉시 사용이 가능한 현찰인지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어음보다 현찰이 좋더라.

/김학석 정치부장

김학석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