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라오스서 희망 전하는 '야구 천사' 이만수 감독

일기장에서 시작된 재능기부 "받은 사랑 갚으며 살아갈 것"

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7-02-08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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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인일보 본사 소회의실에서 야구 재능이 없었던 선수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SK 와이번스 감독까지 이룬 후 이제는 야구불모지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있는 이만수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SK 떠날때 '야구 전도사 활동 왜 머뭇 거리냐' 아내 질책에 라오스로 걸음 옮겨
현지 청소년들 꿈을 위해 야구장·숙소·학교 건립 등 앞으로 20년은 더 활동해야
더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한국 방문' 원하는 아이들에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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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이 기억하는 야구인 이만수는 선수시절 삼성라이온즈를 이끈 강타자, 메이저리그 지도자로서 활약한 후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와 팬들 곁으로 다가서는 감독의 모습일 것이다. 또 최근에는 자신이 가장 열심히 했던 야구를 통해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

특히 라오스라는 야구불모지에서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화려한 선수시절,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현장 감독을 떠나 기부단체인 헐크파운데이션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어 '야구 천사'라는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을 지난 7일 만나봤다.

# 라오스와의 인연은 '가족의 힘으로'

최근 라오스를 방문하고 귀국한 이 감독은 인터뷰 시작부터 라오스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이제 아이들이 희생번트와 희생타도 이해해요. 야구의 룰을 배워나가고 또 하나하나 이해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오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왜 이말부터 꺼냈냐면요, 사실 야구 규칙이 다른 종목에 비해 너무 복잡하고 어렵거든요.근데 아이들이 야구의 룰을 이해하고 야구인이 돼가는 모습을 보니 행복해서 대뜸 라오스 이야기부터 꺼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라오스에 야구 전도사 활동을 구상한 건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우연히 지인에게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가르쳐 보는 건 어떻냐고 제안을 받았고 감독 시절 유니폼과 장비를 전달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리고 SK의 감독을 물러나며 부인 이신화씨가 '지도자 시절 약속했던 야구 전도사 활동을 왜 하지 않고 머뭇 거리냐'는 질책(?)을 했다. 선수생활과 미국 야구 연수, 그리고 한국 지도자 생활까지 항상 묵묵히 옆에서 지켜봐 주던 부인 이씨의 질책성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유럽 가족여행을 취소하고 라오스로 향했다.

당시 이 감독이 라오스에 도착했을 때는 야구 인프라는 커녕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서 막막했었다.

인터뷰공감_이만수 감독8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희생번트를 가르쳤을때 왜 다른 선수가 베이스를 이동하기 위해 희생을 해야 하냐고 물어 올 정도로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며 "하나하나 배워 나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라오스 야구 보급 활동은 청소년에게 야구를 가르치는데만 국한하지 않고 있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야구장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는 "지금 내가 60살이니까 앞으로 20년은 더 해야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20년 동안 야구장도 짓고,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웨이트장과 숙소, 학교까지 만들어 주고 싶다"며 "20년 동안 이런 인프라적인 부분을 완성해 놓고 한국 지도자들이 와서 나 보다는 더 편안한 환경에서 라오스 청소년들을 지도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 야구인으로서 팬들에게 받은 것들을 돌려주고 싶다

라오스 이야기를 하던 이 감독은 이런 모든 활동들이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이어지며 꾸준히 생각하다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해 오고 있는 두가지 일들에서 시작됐다"며 "그 중 하나인 일기 쓰는 습관이 제가 어떤 목표를 갖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40여년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쓰고 있다는 이 감독은 "매일 적어 놓은 내용들을 찾아 보기도 하고, 그런 내용을 정리해 SK감독을 물러날때 꼭 실천하고 싶은 22가지를 정해 놨었다"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야구 보급 사업이나 재능기부, 책이나 칼럼 쓰는 일 등 모든 것이 그때 정리해 놓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며 "라오스의 활동도 그 중 하나인데 라오스에서 여러 활동을 하다보니까 현재는 27가지로 목표가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40여년간 그라운드에 있으면서 팬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선수시절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항상 팬들이 주신 사랑을 꼭 여러 사회활동으로 돌려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9면-이만수 감독
이만수 전 감독은 라오스 야구보급활동 외에도 최근에는 피칭머신제작업체와 홍보 모델 계약금으로 받은 전액을 아마추어 야구팀 지원을 위해 기부(오른쪽 사진)해 화제가 됐고 지난달에는 재미교포들을 위한 재능기부 행사를 가졌다. /헐크파운데이션 제공

# 오늘 보다는 내일을,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기를

이 감독은 후배 선수들을 비롯해 지도자들이 오늘 보다는 내일을, 그리고 먼 미래를 위한 꿈을 갖고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믿지 못하시겠지만 솔직히 저는 재능을 타고난 선수는 아니었다"며 "14살때 야구선수 이만수는 물주전자를 들고 다니거나 벤치에서 동료 선수들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파이팅을 외치는 그냥 평범한 선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하지만 너무 야구가 좋았고 야구를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가장 못하는 장거리 달리기와 체력을 늘리기 위해 매일 새벽 왕복 10km 정도 되는 대구 수성못까지 달리기를 했고 4시간만 자면서 운동을 했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2학년때까지도 실력이 늘지 않았지만 10년 뒤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로 노력했고 서서히 실력이 향상되며 여러분이 아는 이만수가 태어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제가 만약 중학교 2학년때 기량이 안는다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며 "지도자들도 선수가 오늘 당장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 보다는 일정기간 목표를 세우고 선수가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배 야구인들을 위한 조언을 이어가던 이 감독은 다시 라오스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모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라오스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발전한 모습과 야구 분위기를 느끼며 많은 것을 배우고 갔다"며 "지난해 방문하지 못했던 청소년들의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야구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라오스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글/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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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은?


▲ 1958년 생
▲ 한양대학교 학사
▲ 삼성 라이온즈(1982~1997년)
▲ 애크론 애로스 코치(1998년 3월)
▲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1999년 12월~2006년)
▲ SK 와이번스 수석코치(2006년 10월~2010년 6월)
▲ SK 와이번스 2군 감독(2010년 6월~2010년 8월)
▲ SK 와이번스 1군 수석코치(2010년 8월~2011년 3월)
▲ SK 와이번스 2군 감독(2011년 3월~2011년 8월)
▲ SK 와이번스 감독대행(2011년 8월~2011년 10월)
▲ SK 와이번스 감독(2011년 11월~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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