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칼럼]사회복지협의회의 '어머니' 역할

서상목

발행일 2017-02-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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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현장 뒷받침 할 수 있게
각종 지원·육성 주기능으로 인식
인권·안전·회계·법령에 대한
교육·훈련·지도하는 '지원센터'
중앙·지역에 설치 각종 사고 예방
국민들에 양질의 서비스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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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뮤지컬 명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을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평생 군생활을 한 폰 트랩(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 대령은 부인을 잃자 군대식으로 여섯 자녀를 키운다. 이런 가정에 가정교사로 채용된 수녀 출신 마리아(배우 줄리 앤드류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한다. 결국 폰 트랩 대령과 마리아는 결혼함으로써 차갑고 딱딱하기만 했던 가정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가정으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이다. 폰 트랩 대령이 딱딱하고 엄하기만 한 '아버지'라고 한다면, 마리아는 훈훈하고 따듯한 '어머니'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금년 초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분야에서 마리아와 같은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복지계 예산지원과 각종 법령을 마련하는 보건복지부가 '아버지'라고 한다면, 민간사회복지계의 대표기관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계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몇년 전 모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법제론'을 강의한 적이 있다. 강의준비를 위해 수십개에 달하는 각종 사회복지 관련 법령을 검토하면서 놀란 것은 이들이 지원이나 육성보다는 규제 위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왜 그런 가 봤더니 사회복지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어 왔기 때문이었다. 사회복지시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곳이기에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지원은 적은 상황에서 규제만 많아지면 복지서비스에 대한 질은 낮아지고 이는 규제강화와 질저하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와 같이 민간 사회복지계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어머니' 역할을 하는 '마리아'가 필요하고, 이를 바로 사회복지협의회가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사회복지협의회가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현장 지원·육성을 주 기능으로 인식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권·안전·회계·법령에 대한 교육·훈련·지도를 하는 '지원센터'를 중앙은 물론 시도협의회에 설치·운영함으로써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민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사회복지협의회의 핵심 기능은 해당 지역의 사회복지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 또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사업수행에 필요한 인적 및 물적자원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사회복지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 역시 '지원센터'의 핵심적 기능이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들은 기본 운영경비를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나, 운영에 필요한 최소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간의 인적 및 물적자원이 사회복지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사회복지협의회의 새로운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10년간 '사회공헌정보센터'를 운영해옴으로써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전문성을 키워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단위의 사회복지 수요를 전국적 차원의 인적 및 물적자원 공급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혁신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및 분야별 사회복지수요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연결하는 '나눔종합정보망'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각종 프로젝트를 개발해 추진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앞으로 사회복지협의회가 '어머니'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우리 사회복지계는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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