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내 탓이요, 내 탓이요

최계운

발행일 2017-02-22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정치·경제·사회 곳곳서 '경고음'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사람 없어
남 탓하기전 내가 먼저 나서야
누가 먼저 손 내밀어 화해하듯
내가 앞장서 이해하고 협력할때
자랑스런 조국 만들어 갈 수 있어


2017022101001563700074461
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목하 대한민국의 현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흙수저, 금수저를 따지며 헬조선을 외치는 젊은이들, 내 권리를 찾는 데에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도 내가 먼저 나서야 하는 일에는 머뭇머뭇하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걱정이 크다. 그런가 하면, 과거 본인들이 겪은 경험과 어려움만을 이야기하며 지금의 사회 비리에 뚜렷한 해결책은 주지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기성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경제도 과거와 같지 않다. 무한한 우리의 시장으로만 여겨졌던 중국이 오히려 우리의 경제를 위협하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도 떨어져 간다. 청년들의 실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준비 없이 수명이 늘어난 노년층들의 문제도 크다. 안보에 대한 불안도 크다. 정치에 대한 환멸도 크고 교육에 대한 실망도 크다. 사회가 그저 굴러가기는 하지만 무엇 하나 산뜻하게 다가오는 것이 없어 보인다. 한때나마 자신감에 차 있었고 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쳐대며 세계가 부러워했던 우리나라의 크게 변한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걱정인 것은, 이렇게 바뀐 우리 사회의 뼈아픈 반성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반성보다는 너 때문이라는 손가락질만 넘쳐난다. 너 때문에 내가 어려움을 겪고, 너 때문에 내가 불행하고, 너 때문에 내 갈 길이 막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종종 쓰는 말이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다. 나에게는 너그럽고 남에게만 엄격함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가 이런 모습에 빠져있는 것 같다. 그러나 냉철하게 돌아보면 오늘날 이런 모습은 어느 누구만의 잘못, 나 외의 다른 사람의 탓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 자기의 위치나 본분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젊은이들을 보아도 그렇다. 그들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얼마나 처절한 과거를 극복하며 이룩해 놓은 것인지를 느끼지 못한다. 좀 더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쳤었다. 그동안 사람답게 살아보지도 못했다. 오직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만 앞으로 달려왔다. 그러면서 이룩해 놓은 것이 오늘날의 우리나라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이들은 내 갈 곳이 없는 것이 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은 오로지 안정적인 직업만 찾는다. 공직에만 매달린다. 그리고 대기업만 선호한다. 중소기업이나 미래를 위한 벤처기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그저 안정되고 편한 곳만 원한다. 미래에 대한 도전도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너무 현실에만 몰두해 있다. 내가 미래의 주역이고, 내가 무슨 준비를 해야만 이를 성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적다. 어디 젊은이들에게만 문제가 있는가!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할 동냥을 만들어 내야할 교육현장에서의 성찰도 없다. 스승과 학생 간의 신뢰도 떨어졌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경고음이 들리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화재나 안전문제, 매일같이 들려오는 각종 비리문제나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제역 등에서 들리는 소식은 그저 어안이 벙벙하다.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그저 제대로 만 일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매번 반복되어 사회가 이토록 어렵고 또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있는 위치에서 자기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고쳐나가야 한다. 남이 해주지 않는다고 원망만 해서는 고칠 수 없다. 내가 먼저 고쳐나가야 한다. 부부싸움에서도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해하고 덮어가듯이, 우리 사회도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용서하고 내가 먼저 앞장서고 내가 먼저 이해하고 협력해 나갈 때 우리 사회가 밝아지고 내 자식들이 자라나야 할 자랑스러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최계운 인천대 교수·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최계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