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이슈&스토리]4차 산업 혁명 변화의 물결 '위기이자 기회'

'로봇사원' 맞이할 준비 돼있는가
2017022301001750400083401

융합·네트워크' 산업별 경계 초월
제조업 기반 성장 경기·인천 '파급'
직장인 44.7% "내 일자리 줄어들것"
새로운 직업 창출 낙관적 기대감도
'전문인재' 양성 교육프로그램 시급

미국 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가 지난해 10월 소개한 미국 남부의 공장 도시 그린빌(Greenville). 과거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호황을 누렸던 이 도시는 생산 기지가 하나둘 저임금 국가로 이전하면서 쇠퇴했다.

2000년 이후 BMW, ABB, 미쉐린, 보쉬, 제너럴 일렉트릭 등 다국적 기업이 들어섰지만,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스마트 로봇으로 채워졌다. 일하는 사람 곁에 로봇이 있다. 자동차 하부 드릴 작업을 하는 노동자도 외골격(exoskeleton) 로봇의 도움을 받는다. 구직자들은 3D프린터, 컴퓨터 기반 제조 기술 등을 익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 국가인 한국은 4차 산업의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한 인천, 경기 지역은 밀려오는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그린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4차 산업 혁명은 지역 산업 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할 새로운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 융합과 네트워크의 시대

4차 산업 혁명은 증기기관(1차), 대량생산(2차), 인터넷 기반 지식정보 확대(3차)와 비교해 사물 인터넷, 인공 지능 등을 활용해 기존 산업의 영역별 경계를 무너뜨리는 변화를 뜻한다.

이밖에 4차 산업 혁명은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며 기술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통합 시스템", "세상 만물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초연결 사회" 등으로 정의된다.

'융합'과 '네트워크'를 4차 산업 혁명의 키워드로 볼 수 있다.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에어비앤비(Airbnb) 등은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상호 작용을 잇는 네트워크 플랫폼을 수익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카카오택시 등을 그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한 빅데이터 구축·분석을 추진하는 기업의 성장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 요인을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농기계 제조 기업 존 디어(John Deere)는 자사 트랙터 등에 부착한 센서로 농장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농업 컨설팅 시장을 개척했다.

서비스업 분야에서 인공지능 로봇의 활약이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2014년 개발한 로봇 '페퍼'는 네슬레 커피 매장 직원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홍콩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는 여성 카지노 로봇 딜러를 배치했다.

2017022301001750400083402

# 일자리 위기… '개방적 직업교육'으로 극복해야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대한 전망은 부정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이 피할 수 없는 물결이라면, 적극적인 대비책 마련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3개 직종별 대표 기업 재직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44.7%는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때문에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직종별로 보면 금융·보험, 화학, 재료, 기계, 농림어업 관련직 종사자의 과반수는 '일자리 감소'를 예측했다.

지난해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일자리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확산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감소하는 반면 새 일자리 창출은 200만 개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2015년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향후 10~20년 내 일본 노동 인구의 49%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했다.

낙관론자들은 4차 산업 혁명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 등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범위는 아직 한계가 있고, 기술 혁신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해 일자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직업 교육의 획기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KDI 경제정보센터소장실 김인숙 초빙연구위원은 "과거 파이프라인 시대에는 업종 구분이 있었지만 4차 산업 혁명의 플랫폼 시대는 업종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또 "개방되고, 참여자가 결정하고, 다른 영역과 공유되는 직업 교육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 4차 산업 혁명, 성공적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과제

4차 산업 혁명은 인천, 경기 등 제조업 중심 도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성공적 산업 구조 전환을 이룰 경우 확장성을 가질 수 있지만, 미리 대비하지 않고 이 물결을 맞이할 경우 대량 실업, 기업·개인 간 격차 심화 등의 부정적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 혁명이 기업이 해외로 옮긴 생산기지(오프쇼어링·Offshoring)를 다시 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reshoring)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혁명이 진행되면서 생산 공정의 노동비 절감 효과가 크고, 창의력과 기술력을 갖춘 고임금 노동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인천·경기의 경우 '값싼 노동력', '저렴한 토지'를 찾아 해외 또는 지방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오프쇼어링 기업의 복귀를 4차 산업 혁명으로 이끌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의 재편도 인천·경기 지역의 과제 중 하나다. 수도권은 2천500만 인구가 밀집해 있고, 기업·대학·연구소가 집적돼 있어 4차 산업에 대비한 인력 확보와 융합 교육 인프라 구축에 있어 다른 지역보다 유리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정책기획팀 송영조 수석은 "4차 산업 혁명의 생산 수단은 지적 자산과 무형 자산, 정보 자산이 핵심인데, 이 자산들의 축적은 고숙련의 융합적 지식으로 무장된 전문 인재의 기술과 노하우에 의해 가능하다"며 "시장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학교 교육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재교육·재훈련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경인일보 포토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김명래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