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탄생 100주년 윤이상을 기리다

김영준

발행일 2017-03-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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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윤이상은 큰 인물이다. 그래서 그 전체를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사람은 통일운동가로서의 그를 얘기하고, 어떤 사람은 작곡가로서의 그를 얘기한다. 또 다른 사람은 현대작곡가인 그를 주목하고, 다른 사람은 민족음악가인 그를 주목한다. 그의 대강을 짐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관심이 모여서 하나의 큰 전체를 이룰 때에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는 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지낸 작곡가 이건용(70)은 서독과 통일 독일에서 활동한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이같이 표현했다.

'서양 현대음악 기법을 통한 동아시아적 이미지의 표현' 등의 평을 받으며 세계적 음악가로 인정받은 윤이상은 1967년 동베를린 공작단 사건에 연루돼 서울로 강제소환, 2년 간의 옥고를 치른 바 있다. 당시 세계 음악계의 구명 운동에 힘입어 풀려났다.

1985년 튀빙겐대학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작곡가가 직접 밝혔듯이, 1970년대 초반까지 윤이상은 동아시아 전통을 서양 예술음악의 언어로 개조하는 데 천착했다. 동아시아적이라는 표현에는 한국과 중국의 궁중 음악뿐만 아니라 신화적인 소재들과 도교, 불교의 영향을 받은 모든 조형 예술의 모티브들이 포함된다.

윤이상의 대표작 중 하나인 관현악곡 '예악'은 이 같은 사상적 기반에 펜데레츠키와 리게티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음향작곡(Klangkomposition)의 기법이 묻어난다.

이후 동베를린사건을 비롯한 정치·사회적 경험들을 보다 명백한 음악 언어로 구사하기 위한 시도도 했다.

윤이상은 1972년 뮌헨올림픽 개막 축하작이었던 오페라 '심청'을 비롯해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교향시 '광주여 영원하라',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분신한 사람들의 넋을 추모한 '화염에 휩싸인 천사와 에필로그', 북한국립교향악단이 초연한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등 15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오는 31일 개막해 열흘간 열리는 2017 통영국제음악제는 윤이상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작곡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올해 축제에선 '서주와 추상', 오페라 '류퉁의 꿈'을 비롯해 실내악 작품 등 매 공연 1~2편의 윤이상 작품이 무대에 올려진다.

통영음악제뿐만 아니라, 올해 작곡가의 탄생일인 9월 17일을 정점으로 관련 음악회가 더욱 많이 기획됐으면 좋겠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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